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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를 타고 백두산 북파로 오르는 길. 

차장으로 천상의 화원이 펼쳐지지만, 워낙 엄중한 관리 탓에 어찌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중도에 내릴 수도, 차를 세울 수도 없습니다. 그저 지켜볼 뿐.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하고 기다릴 뿐. 

그렇게 멀리서 지켜만 보았던 꽃 중의 하나인 좀설앵초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길 나서는 순간부터 장대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접사렌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그냥 줌렌즈 하나 들고 우중의 좀설앵초를 만났습니다.

제대로 된 사진이 아닌 데 대한 변명입니다.

맨 아래 한라산에서 담았던 설앵초와 비교해보면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설앵초에 비해 전초가 작다는 것, 물론 분명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얼핏 보면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더 분명한 차이는 잎에 있습니다.

도감의 설명에 따르면 설앵초는 잎의 시작과 끝이 뾰족한 피침형이고,

좀설앵초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것과 같다고 합니다. 끝이 둥글다는 것이지요.

실제 사진으로 보면 맨 아래 설앵초는 잎이 배춧잎처럼 넓습니다.

좀설앵초의 잎은 길고 좁게 시작했다가 마지막에 밥주걱 형태로 끝이 납니다.

어찌됐던 백두산과 낭링산 등 북부 고산지대 습지에서 자란다는 좀설앵초. 

운 좋게도 별도의 학명을 가진 흰좀설앵초까지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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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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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예쁩니다.

남한에서는 강원도 영월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 자생하지만,  

약재로 사용되는 데다 높은 관상 가치로 남획 위험이 높아 걱정들이 많다는데

백두산 가는 길 한 습지로 향하는 길섶 언저리엔 여기저기서 눈에 들어옵니다. 

국내선 겨우겨우 꽃잎을 벌려 수술과 암술머리가 보일락말락 한다는데,

백두 자락에선 볼 테면 보라는 식으로 활짝 열어젖히고 손님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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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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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폭염에 물로 오라 유혹하는, 각시수련


<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6.08. 15>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 학명은 Nymphaea tetragona var. minima (Nakai) W.T.Lee

사상 유례 없는 불볕더위가 온 나라를 뒤덮으며 전 국민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남덕유산 정상의 분홍색 솔나리가 7월의 뙤약볕을 물리치고, 가야산 정상의 백리향이 8월 초순의 무더위를 씻어냈건만 예년이면 가을바람이 선들 불어야 할 8월 중순에도 40도까지 육박하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해서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심정으로 산으로 향하던 발걸음에 급제동이 걸립니다. 그리곤 여름이 제철이건만 한사코 모른 척 외면했던 바다로, 물로 눈길을 줍니다. 마침 저 멀리 물 한가운데에서는 “제아무리 산 정상에서 부는 바람과 계곡 물이 시원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덥지 않으냐며 어서 물에 들어오라.”고 유혹하는 듯 청초하게 피어있는 꽃송이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잠길 듯 물에 떠 있는 각시수련입니다.

 

드넓은 호수의 주인처럼 피어있는 각시수련. 초유의 폭염에도 순백의 꽃을 활짝 피우고 물에 들어와 더위를 식히라며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하늘을 덮을 듯 꽃잎이 넓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연꽃에 비해, 순백으로 피는 꽃의 지름이 2~3cm에 불과할 정도로 꽃도 작고 잎도 작아서 애기수련이라고도 불리는 각시수련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희귀한 특산식물입니다. 처음 발견된 곳은 못 가본 지 하도 오래되어서 이름도 생소한 황해도 장산곶 몽금포라는 곳인데, 이 때문에 지금도 많은 도감은 황해도 장산곶 또는 황해도 몽금포를 가장 대표적인 자생지로 표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갈 수 없는 몽금포 이외에 알려진 자생지로는 강원도 고성의 오래된 작은 연못이 거의 유일하며, 백두산 일대 습지에서도 아주 적은 수의 개체가 자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성과 몽금포 이남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전형적인 북방계 수생식물로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될수록 멸종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해 환경부도 2012년 각시수련을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습니다.

 
 

꽃의 지름이 2~3cm, 잎의 크기도 2~6cm 불과해 애기수련이라고도 불리는 토종 수생식물. 끝이 뾰족한 타원형 꽃받침 4개에 꽃잎은 8장 안팎이며 노란색 수술이 많다.

몇 해 전 처음 각시수련을 만났을 때의 일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할까요. 물어물어 겨우 알게 된 자생지에 도착해 연못가로 달려갔지만 도통 한 송이도 보이질 않습니다. 아무리 작다고 하지만 눈에 띄지 않을 정도는 아닐 텐데, 장소를 잘못 찾았나, 벌써 철이 지났나… 하면서 연못 주변을 서성대다 문득 지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보통 점심을 먹고 찾아가서 만났다. 아침나절에 가면 물속에 잠겨 있기 때문에 아예 볼 수 없다.

 

각시수련이 가라앉을 듯 수면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꽃을 피우면서 환상적인 반영(反影)이 만들어지고 있다.

낮 1시는 넘어야 얼굴을 볼 수 있을 게다.” 미인은 잠꾸러기라지만 정말 그럴 줄 몰랐습니다. 장황한 설명을 들었지만, ‘그래도…’라는 마음에다 일찍 시작된 무더위를 감안할 때 한두 시간 일찍 가도 만날 수 있겠거니 했는데 오산이었던 겁니다. 어쩔 도리 없이 1시간 반 넘게 시간을 흘려보냈고 정확히 오후 1시 15분쯤 저 멀리 연못 가운데 작은 꽃 한 송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었던 수면 위로 물속에서 무엇인가 올라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인 각시수련이 강원도 고성의 한 연못에서 때 묻지 않은 자연의 미를 뽐내고 있다.

물 위에 잎을 띄우고 사는 부엽식물(浮葉植物)로서 잠자는 연꽃이란 뜻의 한자 이름을 가진 수련(睡蓮), 이름 앞에 아내 또는 새색시를 뜻하는 ‘각시’가 붙었으니 작고 연약한 여성적인 이미지의 꽃이어야 하거늘, 단 한 송이만으로도 커다란 못의 주인이 된 듯 당당합니다. 낮이면 물 밖으로 올라와 수면과 맞닿은 채 꽃을 피우지만, 밤이 되면 꽃잎을 닫고 다시 물속으로 아예 내려가 잠깁니다. 보통 6월에서 8월 사이 꽃을 피운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9월 초순에도 싱싱한 꽃을 만날 수 있으니 개화 기간이 알려진 것보다 더 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6.0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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