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여야만,
아니 몸을 낮춰야만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키작은 야생화들이 거개 그러하듯, 몸이 땅바닥에 닿을수록 더욱 더 또렷하게 눈에 들어온답니다. 
분홍치마 색동저고리 차려입은 새색시가 연지찍고 곤지찍고 마지막으로 머리에 치장하는 것,
바로 그 '족두리'를 쏙 빼닮았다고 해서 족두리풀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색이 붉거나 노랗거나 흰 것도 아니요, 꽃잎이 하늘거리는 것도 아니어서
처음 보면 무슨 꽃이 이럴까 하지만, 꽃이름을 알면은 아하! 하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꽃입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문노가 전염병 치료를 위해 비담에게 구해오라고 
호통치던 세신(細辛)이 바로 족두리풀의  한약재 이름입니다.
뿌리 등 전초에서 시원한 향이 풍기는데, 실제 은단의 재료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여기저기 새순들이 돋기 시작하는 5월 즈음 뒤ㅅ동산에 오르거든 
무작정 길을 재촉하지만 말고, 하트모양의 커다란 잎 아래에 숨은 
쥐방울만한 족두리풀을 찾아 눈인사라도 건네보십시요.
새색시의 수줍은 미소에 산행길이 훨씬 가벼워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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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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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0.02.04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싸비용~~ 봄이닷~~ 입. 춘. 대 길 *^^* 반가워요~~ (미치광이풀 꽃색과 비슷한데 모양이 신기하지요)

  2. 들꽃처럼 2010.02.04 13: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흔한 것 같은데, 저는 처음보는 꽃이네요.
    무슨 식충식물 같기도 하고...

    올해부터는 더 느린 걸음으로
    더 몸을 낮추고 걸어야겠습니다... ^^

  3. 아침이슬 2010.02.05 2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 보는 야생이꽃이네요 (세신~~~~~~족두리풀) 잘보았습니다

  4. 보름달 2010.02.09 1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꽃에도 인상이 있다는 걸 요...
    웃고 있는 모습이 정말 귀엽습니다
    여러 모습으로 담은 야생화를 만나는 기쁨에...
    매번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