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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의 ‘야~ 반갑다, 산꽃들꽃!’ ⑤ 복주머니란

‘복주머니’ 모양의 홍자색 꽃을 활짝 터뜨린 복주머니란이 ‘이북5道신문’ 독자들에게 “2017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인사를 합니다.
‘복주머니’ 모양의 홍자색 꽃을 활짝 터뜨린 복주머니란이 ‘이북5道신문’ 독자들에게 “2017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인사를 합니다.

 

어제 뜬 해나 오늘 돋은 해나 다 같은 해이지만 우리는 어제를 2016년이라, 오늘을 2017년이라 부릅니다.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았다는 뜻입니다.

예로부터 동녘에서 붉은 새해가 솟아오르면 우리는 처음 만나는 이에게 스스럼없이 덕담을 건넸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망찬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열흘이 지났지만, ‘이북5도신문’ 독자들과는 이번 호가 올해 처음으로 만나는 지면이기에 새해 인사를 건넵니다. “풍성한 복주머니란의 기운을 받아 소원 성취하십시오.”

동그란 주머니 안에 세뱃돈이, 온갖 금은보화가 가득 들어 있음직한 복주머니란. 참으로 멋지고 고운 꽃입니다.

꽃의 크기도 큰데다 먼 데서 한눈에 알아볼 만큼 홍자색 색상이 화려합니다. ‘튀는 아름다움’이란 꽃말이 괜한 찬사가 아니지요.

학명 중 속명 시프리페디움 (Cypripedium)은 ‘비너스’를 의미하는 시프리스(cypris) 와 ‘슬리퍼’라는 뜻의 페딜론(pedilon)의 합성어인데, 항아리 모양의 꽃잎이 마치 미의 여신 비너스가 신는 신발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영어 이름도 같은 의미의 ‘숙녀의 슬리퍼’(Lady’s slipper)입니다.

우리말 이름으로는 복주머니꽃·복주머니·요강꽃·까 치오줌통·오종개꽃·작란화 등 제법 그 수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까지 가장 흔하게 불렸던 이름은 개불알꽃, 또는 개불알난이었습니다. 타원형으로 길게 늘어진 아래쪽 순판을 보면 굳이 다른 설명을 덧대지 않아도 ‘아하!’ 하고 고개를 끄떡일 만합니다.

높이 30cm 안팎까지 곧게 올라온 줄기에 5cm 안팎의 둥근 꽃을 달고 당당하게 피어 있는 복 주머니란.
높이 30cm 안팎까지 곧게 올라온 줄기에 5cm 안팎의 둥근 꽃을 달고 당당하게 피어 있는 복주머니란.

 

각종 도감에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 야생에서 자생하는 복주머니란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20~40cm 의 큰 키에 색이나 모양이 화려하고 예쁜 탓에 보이는 대로 남획당해 자생지가 파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복주머니란은 2012년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즉 특별한 보호관리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혹여 민망하긴 해도 활짝 핀 복주머니란 꽃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개불알꽃이니 개불알난이니 하는 오래된 이름을 복주머니란으로 바꿔 부른 뒤 ‘복’에 환장한 사람들의 손을 타는 수난을 겪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볕이 좋은 5월 전국의 높은 산 깊은 계곡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강원도 태백의 두문 동재~금대봉~분주령~대덕산 코스 가 운이 좋으면 그런대로 자연 상태의 복주머니란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생지로 꼽힙니다.

<이북5도신문 2017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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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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