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15>

한강이 12월에 언 것은 70여 년 만에 처음이라니,

현재 겪고 있는 한파가 얼마나 강렬한지 실감 납니다.

강추위가 몇 일째 계속되자 꽃 피던, 지난 봄날이 그립고,

매화 우(梅花 雨)’ 눈처럼 날릴, 오는 봄날이 기다려집니다.

그러나 오는 봄은 아직 멀리 있어,

지난봄 사진 꺼내 매화꽃 흐드러지게 피었던화창했던 봄날을 추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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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14>

사진을 보니 2017년 봄에서 초여름 사이 전국이 메말라 갔던,

참으로 지독했던 가뭄이 절로 기억납니다.

그 와중에도 의연하게 꽃을 피운 순채는 고맙기 짝이 없지만,

못의 전경이나 순채 이파리 등의 부실함이 여지없이 드러나 아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딱 6개월이 지난 12월 중순은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어니, 

참으로 자연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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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근악 2017.12.15 1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인철 님 사진과 글 통해서 자연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자연의 기운을 받아 이번 겨울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독야청청(獨也靑靑) 겨우살이!

한겨울 황금빛 열매를 잉태하다.

<논객닷컴  ( h t t p: / / w w w . n o ‘n g a e k.  c o m )   2017.12.07>

겨우살이과의 상록 활엽 관목. 학명은 Viscum album var. coloratum (Kom.) Ohwi.

삶이 고단한 그대여 하루하루
겨우 산다고 말하지 마라
나목 앙상한
참나무가지 끝에 매달려
혹독한 겨울밤 의연히
지새는 겨우살이를 보라 (원영래의 시 ‘겨우살이’에서)

12월로 접어들자 순식간에 바람의 결이 달라졌습니다. 어느 순간 바람에 날이 서고, 그 날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가 옷깃 속으로 파고듭니다. 아,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날이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걸 알게 된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더니, 울긋불긋 물들었던 단풍이 낙엽이 되어 땅 위에 나뒹구는 시절이 되니 과연 늘 푸른 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소나무, 잣나무, 측백나무, 동백나무, 사철나무 등등. 그리고 소나무나 잣나무와 같은 침엽수인 일본잎갈나무가 왜 낙엽송(落葉松)이라 불리는지도, 뾰족한 잎이 갈색으로 변했다가 땅으로 떨어지고 나니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바로 이런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와 잣나무 등 상록수에 못지않게 그 존재감이 드러나는 또 다른 식물이 있습니다. 겨우살이입니다.

화려했던 단풍이 지고 난 뒤 앙상한 가지 사이에 보석처럼 빛나는 노란색 열매를 치렁치렁 달고 나타난 꼬리겨우살이. 상록수인 다른 겨우살이와 달리 낙엽 활엽 관목의 희귀종이다. ©김인철
©김인철

‘껍데기는 가라’던 시인 신동엽의 외침에 호응하듯 무성하던 이파리가 우수수 지고 난 뒤 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튼 겨우살이는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냅니다. 물론 이때 보이는 것은 꽃이 아니라 늘 푸른 잎과 줄기, 그리고 연노랗거나 붉은 열매입니다. 칼바람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치열한 꿈을 간직한 겨우살이가 미래를 위해 잉태한 황금빛 찬란한 열매입니다. 봄이 한창인 4월경 가지 끝에 노랗게 피는 겨우살이의 꽃은 작을뿐더러, 숙주인 큰 나무의 이파리에 가려 거의 눈길을 끌지 못합니다.

방사상으로 뻗은 숱한 가지와 무성한 잎, 그리고 풍성하게 달린 연노랑 열매. 멀리서 보면 까치집을 닮은 겨우살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김인철

모든 풀·나무가 동면(冬眠)하는 겨울에도 푸르고 싱싱하게 살아 있다고 해서 겨울+살이>겨우살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다른 나무에 기생해 겨우겨우 살아간다는 뜻도 담겼다고 합니다.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해 다른 나무에 뿌리를 박고 흡기(吸器)라는 기관을 통해 물이나 영양분을 공급받는 반기생식물. 땅까지 뿌리를 내려 보지 못한 채 평생 공중에 떠서 사는 가련한 식물입니다. 하지만 한겨울 저 홀로 푸르른 특성으로 인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신을 쫓고 병을 고치는 등의 능력을 갖춘 영초(靈草)라 불리며 신비와 경외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숙주인 참나무의 무성한 푸른 이파리에 둘러싸여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겨우살이. 한여름인 8월 중순 경기도 국립수목원에서 담았다. ©김인철

겨우살이의 번식은 새를 통해 이뤄집니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 높은 나뭇가지에 가득 달린 겨우살이 열매는 새들에겐 최상의 먹잇감입니다. 그런데 그 열매엔 끈적끈적한 점액이 가득 담겨있어 새들이 열매를 먹을 때 한사코 부리에 달라붙습니다. 결국, 새들은 점액을 다른 나무에 비벼서 닦게 되는데, 이때 끈끈한 점액에 묻어 있던 씨앗이 나무껍질에 달라붙어 새로운 싹을 틔우는 것이지요.

눈 내리고 강풍이 불어 나뭇가지에 눈이 쌓이고 얼음이 어는 와중에도 겨우살이는 겨우 산다고 투덜대지 않고 연노랑 열매를 가슴에 품고 있다. ©김인철

국내에 자생하는 겨우살이는 모두 5종.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겨우살이는 한겨울 참나무나 밤나무, 팽나무, 물오리나무 등의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까치집 모양으로 등장합니다. 열매는 연노란색입니다. 반면 붉은겨우살이는 이름 그대로 붉은색 열매가 돋보이는데, 눈 덮인 한라산과 내장산, 덕유산 등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진홍색, 또는 황적색 열매가 한눈에도 겨우살이나 꼬리겨우살이 열매와 차이가 드러나 보이는 붉은겨우살이. 진홍색 열매는 한라산 중턱에서 담았는데, 내륙의 같은 붉은겨우살이 황적색 열매와도 비교가 된다. ©김인철
©김인철

상록수인 겨우살이와 달리 꼬리겨우살이는 낙엽 활엽 관목으로, 겨울이면 잎이 지고 샛노란 열매만 주렁주렁 달립니다. 태백산과 구룡령, 소백산 등지에서만 자라는 희귀종입니다. 가는 줄기가 모여 작은 선인장 모양을 한 동백겨우살이는 숙주인 동백나무가 자생하는 남쪽 바닷가와 섬, 제주도에서 볼 수 있고, 참나무겨우살이는 동백나무나 후박나무 등 제주도 서귀포 일대 상록수에 주로 기생합니다. 

<논객닷컴  ( h t t p: / / w w w . n o ‘n g a e k.  c o m )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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