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지나쳤던 지난 봄이 얼마나 찬란한 날들이었는지, 새삼 알게해주는 등심붓꽃입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아련했던 봄날,
수채화를 그리듯 풀밭 사이에서 영롱하게 피어나던 등심붓꽃입니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 일본, 대만에도 분포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선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잡초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바닥에 엎드려야 겨우 꽃이 보일 정도로 자잘하기에
눈여겨 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기 쉽고, 
잔디 깎는 손길에 무참하게 베어나가기 십상이지만,
가만 들여다보는 이들에겐 보석처럼 예쁜 꽃입니다.

"30년전
    -1959년 겨울
                                          서정춘

어리고,배고픈 자식이 고향을 떴다

ㅡ 아가,애비 말 잊지 마라
가서 배불리 먹고 사는 곳
그곳이 고향이란다"

이국 땅에 뿌리내린 귀화식물이란 도감의 설명에  
얼마전 보았던 시,
지하철 삼각지역의 스크린벽에 새겨진 시 <30년전-1959년 겨울>이 생각납니다.
이왕 온 거 부디 정붙이고 오래오래 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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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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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4.12.11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 화면에 봄볕 아롱다롱 피어오르는 들판 생각이 나더만 선생님도 봄생각을 하셨군요 .......연초록... 참 사랑스럽습니다

    • atom77 2014.12.11 1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을, 그리고 초록과 이별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초록이 그리워지니 참으로 인간사 눈깜박하는 순간의 일입니다~강추위에 감기 조심하십시요~감사합니다!!!

  2. 김선달 2014.12.17 1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찮게 블로그에 들어와 휘저어 봅니다
    한번 만나본 님이아닌지 궁금하군요

    • atomz77 2014.12.17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맞습니다/김선달님 계신곳 강추위에 겨울 풍광이 더없이 근사할 것 같습니니다/꽃피는 봄날 다시 뵙기를 기대합니다~


지금쯤은 활짝 피었을까?
지난 봄 담아 두었던 끈끈이주걱 사진을 살피다 번뜻 떠오른 생각입니다.
꽃망울이 벼이삭 달리듯 다닥다닥 늘어선 모습에 
"와~꽃이 피면 그 광경이 장관이겠구나" 잔뜩 기대하고 먼 길 다시 찾아갔건만,
한두송이 제대로 핀 모습을 보기도 쉽지 않아 아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는 뜻이겠지요.
5월중순 꽃봉오리가 맺히는 걸 보고,
근 한달만에 다시 찾아갔지만 겨우 서너송이 피어 있는 걸 보는데 그쳤습니다.
그것도 해가 한복판에 올라오는 낮 12시쯤이 되어서야 겨우 꽃잎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해서 8월까지 꽃을 피우니 개화기간이 꽤나 긴 셈입니다.
다닥다닥 붙은 꽃봉오리들이 한꺼번에 열린 모습을 보러 다시 또 가려는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너무 먼 거리여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습지식물이자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은 그렇게 귀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네 뒤동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바닥에 붙어 나는 주걱모양의 잎에서 벌레잡이에 쓰는 끈끈이 점액이 나오고,
잎 가장자리엔 난 붉은 색의 안테나형 샘털이 벌레 잡는 촉수 역할을 합니다.
같은 끈끈이귀개과의 끈끈이귀개와는 거의 흡사하게 생겼는데,
큰 차이로 줄기 중간중간에 잎이 있으면 끈끈이귀개,
바닥쪽에만 잎이 있고, 줄기에는 오직 꽃망울만 달리면 끈끈이주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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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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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목원 2014.12.05 0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름철에 보았던 얘들을 지금보니 새롭네요
    질척한 바닥에 엎드려 찍으신 모습이 상상됩니다
    겨울이 되니 꽃이 더욱 그리워 집니다

    • atom 2014.12.05 0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생님 덕분에 귀하고 예쁜꽃 많이 만났습니다~추위 핑계로 한 두어달 쉬며 기력을 보강하셔서 내년 봄에 다시 왕성하게 활동하시길 바랍니다~감기 조심하세요~

  2. 초록버드나무 2014.12.06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록과밝은햇살좋아보입니다 꽃이이름달리참예쁘네요 꽃이귀한계절이라드문올라온소식반갑습니다

 

 

 

 

 

 

 

한바탕 눈이라도 쏟아질 듯한 겨울의 초입,
한바탕 비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던 여름날 강원도 깊은 숲속을 회상합니다.
그 숲에서 이글거리는 한여름의 태양을 닮은 듯 붉게 타오른던 제비동자꽃을 만났던 일이 새삼스럽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주객이 전도되는 사태를 간간히 경험합니다.
꽃잎이 가늘고 깊게 갈라지는 게 날렵한 제비의 꼬리를 닮아서 제비동자꽃이라 이름이 붙었다는 설명이 그러합니다.     
제비를 본 게 언제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날렵한 제비의 꼬리가 어떻게 생겼었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우리 곁에 늘 함께 했던 제비가 언제인가부터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도심의 아파트 숲에 살아서만은 꼭 아닐 겁니다.
시골에 가더라도, 농촌에 가서 옛 집의 대청마루에 처마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제비를 보기가 쉽지 않은 게 오늘의 현실일 겁니다.
아무튼 한동안 잊고 살았던 제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귀한 꽃입니다.
자생지가 극히 드물고 협소해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보호받고 있는 제비동자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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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4.12.01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2월 첫날 채 어둠 가시지 않은 아침, 달리는 차창으로 전사처럼 투신하는 눈발을 헤치며 쇼스타코비치 왈츠모음곡 2번 들으며 왔습니다 상쾌합니다 지난 여름의 추억을 간직한 초록 잎과 붉은 꽃은 보자마자 가슴 붕클하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 jooyc03 2014.12.22 15: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예전에 제비동자꽃 탐사를 하러 'ㅅ'령으로 갔다가 아직 일러서 그런지 구실바위취만 보고 돌아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