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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의 소설 초의에 나오는 니지현순이란 여인이 생각납니다. 
초의선사를 흠모하다 끝내는 비구니가 되어,
초의선사가 머무는 일지암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암자를 짓고,
일지암에서 오는 바람결에 실려오는 초의선사의 향기를 맡으며 한평생 정진했다는 여인의 이야기가 말입니다.
바라본다는 것은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닙니다.
바라본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고, 닮아간다는 것입니다.
땅나리를 보는 순간 직감했습니다.
하늘을 보면 하늘나리,땅을 보면 땅나리...하고 쉽게 말하곤 했는데
바라본다는 것이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땅을 보는 땅나라에게서 진한 황토색을 보았습니다.
붉거나 푸른색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색의 투명함을 보았습니다
황토색의 색감이 그리 진하고 투명할 줄 정말 몰랐습니다.
태양을 바라보며 진한 붉은색으로 물드는 하늘나리처럼,
땅나리 또한 고개숙여 마주하는 이 땅의 진한 황토색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듯 합니다.
역시 여름은 나리의 계절입니다.
하늘나리로 시작된 나리꽃 행진이 털중나리 말나리 하늘말나리 날개하늘나리 솔나리 참나리를 거쳐
땅나리에 이르며 대미를 장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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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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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치고는 참으로 기분 좋은 우연입니다.
백두산에서 '숙은꽃장포'를 만나고 온 지 20여일만에 접경지역 강가에서 같은 백합과의 '꽃장포'를 만났습니다.
백두산 고원의 숙은꽃장포, 그리고 한라산 고원의 한라꽃장포에서 짐작할 수 있듯
꽃장포 역시 높은 곳, 냉한 지대에서 자라는 식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접경지역에서 만난 꽃장포는 아마도 가장 남쪽에 서식하는 야생의 꽃장포일 듯 싶습니다.
언젠가부터 꽃과 함께 가능한 주변을 사진에 담으려 노력합니다.
꽃이 피는 주변 환경이 전하는 이야기를 사진에 담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지요.
지리한 장마 속 꽃장포를 만나러 오는 바람, 그 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이 전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꽃장포 흰꽃을 안고 유유히 흐르는 강 물결이 유난히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아주 오랜 세월 한여름 장마 속 강과 꽃장포가 한폭의 수채화를 그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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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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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자형 2013.07.31 15: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나도 아름답네요

  2. 다비 2013.08.01 1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생화와 주변의 모습을 함께 담으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온실속의 꽃같이 꽃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 살아가기 위한 환경도 주요함을 보시는 듯 합니다.
    강과 꽃 바위들의 조화가 아름답습니다.

  3. 목원 2013.08.09 1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볼 수 없다기에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우기에 피어난 꽃이기에 세찬 강물과 함께
    더욱 멋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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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양귀비 노랑만병초 담자리꽃 좀참꽃 등과 함께 백두산 최정상 부근 초원지대를 호령하는 당당한 숙은꽃장포입니다.
솔직히 백두산을 오르기 전 존재조차 몰랐었습지다. 산정에서 조각 잠을 자고 해가 뜨기 전 고산화원을 산보하다가 곳곳에서 고개를 곧추 들고 이슬에 젖은 숙은꽃장포를 마음의 준비도 없이 만났습니다.
백두산에서의 꽃 사진 담기란 그때그때 눈에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누르는 식입니다.언제 또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기에 더 좋은 모델을 찾는,더 좋은 상황을 찾는 선택의 여지없이 '무조건 담자'입니다.
언제 공안이 다가와 제지할 지 알 수 없으니 '인증샷' 수준의 사진을 남발합니다.
숙은처녀치마 숙은노루오줌 등 '숙은'이란 접두어가 붙는 꽃들이 대개 그렇듯 숙은꽃장포 역시 해발2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서식하니 꽃이나 열매가 고개를 숙인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지만 실제 현지에서 본 숙은꽃장포는 꽃장포보다 오히려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꽃대가 더 튼실하고, 꽃은 작은 횃불 모양으로 뭉쳐 있는게 아무리 강한 바람이 휘몰아쳐도 이겨낼 것으로  보였습니다.
맨 아래 사진은 장백폭포 밑 바위에 붙어 있는 숙은꽃장포로,같은 시기인데도 이미 꽃은 지고 열매를 맺고 있었습니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남쪽에도 깊은 산에 드물게 자생한다고 합니다.
숙은돌창포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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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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