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쓴풀'


수묵화(水墨畵)


황산의 절경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직접 보지 않은 이들이 믿지 못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황산의 명성에 미심 쩍어하던 이가 이 봉우리에 올라 비로소 천하명산이란 말을 믿기 시작했다는,
시신봉(始信峰)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오던 길 어둠이 막 걷히지 시작한 길섶에서 한눈에도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꽃 한 송이를 만났습니다.
청화백자같은 점박이 무늬는 네귀쓴풀을, 꽃잎에 아로 새겨진 두개의 노란색 큰 점은 대성쓴풀을, 훤칠한 키는 큰잎쓴풀을 제각각 닮은, 그러나 정확한 이름은 알 수 없어 결국 '황산쓴풀'이라고 멋대로 붙였습니다.
꽃잎과 이파리를 따서 맛을 보았습니다.
영락없는 쓴풀이었습니다.
동행한 친구도 맛을 보더니, '황산쓴풀'이라는 나의 주장에 선뜻 동의합니다.
제주도보다 아래인 위도를 감안해볼 때 같은 쓴풀이되 우리나라의 종보다는 키도 크고 꽃송이이도 무성한 것은 당연하다고 여겨집니다.

꽃(花) 못지않게 화려한 황산의 경관에 반해,
그림(畵)같은 풍경사진 역시 꽃사진과 한통속이라며 '야생화산책' 블로그에 올리는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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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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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와 서해대협곡


단하봉에서 바라다본 해넘이(현지시각 10월 14일 오후 5시32분)


시신봉에서 바라다본 해돋이(현지시각 10월 15일 오전 6시7분)


가을 포천구절초를 비롯해 도솔산 등 여러 곳의 구절초에 무척이나 감흥을 받았는데,
이젠 황산, 그중에서도 절경으로 이름 난 서해대협곡 벼랑끝에 핀 구절초가 카메라를 유혹합니다.
한발 삐긋하는 순간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으로 빨려들 수 있는 위험천만한 곳에 자리잡은 구절초,
비록 절정의 시기는 지났지만 한두송이 늦동이들이 피어 멀리서 찾아온 이방인을 반깁니다.

가이드없이 떠난 산행,
자유롭게 다니는 것은 좋으나 정보 부족은 아쉬운 점,
'2% 부족'을 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은 고급의 정보원들에게 물어보는 것,
오가는 산행객 중 현지인으로, 프로급 장비와 촬영 태도를 보이는 이들에게 해넘이와 해돋이 촬영 명소를 물어보았습니다.
해넘이는 단하봉, 해돋이는 시신봉이라  대답이 즉각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담은 단하봉 해넘이와 시신봉 해돋이 장면입니다.
마지막날 숙소 직원이 알려준 해돋이 명소인 광명정의 경우 
해돋이를 보려고 이미 자리잡은 수많은 사람들의 뒤통수를 보는 데 그쳐야 했습니다.
왜 광명정 대신 시신봉을 해돋이 촬영 포인트로 권했는지 실감했습니다.
게다가 해넘이와 해돋이 모두를 완벽하게 보는 행운도 뒤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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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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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종호 2014.10.28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황산의 아름다운 모습 잘 봤습니다.
    동행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 사진 보며 달래봅니다.

  2. 목원 2014.10.29 2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황산, 저는 2012년에 황산과 삼청산을 겸해서 보았습니다
    서해대협곡, 지금도 눈 앞에 아른거림니다
    지독한 사람들이지요!
    그 험한 절벽을 걷게 해 놓았으니 말이지요
    멋진 풍경들 잘 담으셨네요

    • atom77 2014.10.30 0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구름 한점없이 맑은 날과 다소 여유있는 일정 덕분에 사진을 많이 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정말 상상 이상의 일을 해내는 사람들입니다~


가을이 농익어 갑니다.
붉은잎은 더 붉게, 노란잎은 더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그 가을의 한 복판에서 좀바위솔이 혼신의 힘을 다해 눈부시게 꽃방울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황산을 다녀오느라 이왕 늦은 걸음,
단풍이 스러지기 직전 막바지 불꽃을 태울 무렵까지 진득하게 기다리자 했습니다.
한 걸음을 빨리 가는 것도 좋지만,
어떤 땐 한 걸음 늦어 망외의 기쁨을 거둘 수도 있구나 깨닫습니다. 
몸피가 작아서 '좀바위솔'이라 했을테지만,
도톰한 잎을 가득 깔고 수십개의 꽃망울을 터뜨리는 모습은 당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가을 야생화 세계의 당당한 한 주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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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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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4.10.24 1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왕~~~때로는 연초록으로 진초록으로 지금은 주황으로 ...계절의 변화가 절로 배어나는군요....... 설악산 단풍은 여즉 불타고 있을까요 늦은 오후 설악산으로 출발합니다~~~ 둥~~ ^^

  2. 목원 2014.10.29 2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붉은 단풍잎을 배경으로 좀바위솔을 담으셨네요
    작지만 당당합니다
    이곳에서는 볼 수 없어 군침만 삼킴니다
    꽃도 좋지만 빛의 예술입니다
    만추 입니다
    더 늦기 전에 얼른 얼른 다니세요~~

    • atom77 2014.10.30 08: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선생님! 스스로를 빛의 노동자라고 칭했던 어는 유명한 사진작가의 말을 조금 이해할 듯합니다/남도의 만추, 멋진 장면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