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얼굴, 천의 표정을 자랑하는 광릉요강꽃!

 

<2015-12-09 브라보마이라이프 bravo@bravo-mylife.co.kr >
▲광릉요강꽃. 학명은 Cypripedium japonicum Thunb,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종 1급.(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광릉요강꽃. 학명은 Cypripedium japonicum Thunb,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종 1급.(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야생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이라면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꽃, 그리고 야생 상태의 꽃을 만나기를 로또복권 당첨만큼이나 소원하는 꽃, 그러나 정작 만나고 나면 혹시라도 소문이 퍼져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 애태우는 꽃, 바로 ‘광릉요강꽃’입니다. 오랜 세월 동호인은 물론 식물학자나 관련 부처의 지대한 관심과 사랑, 보호, 연구 대상이 되어 왔지만, 이렇다 할 안정적인 보전·증식 대책이 나오지 않아 여전히 ‘보호 대상 1호’ 신세를 면치 못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지각 있는 이들은 자신이 본 광릉요강꽃의 자생지를 밝히지 않는 것은 물론 꽃이 피어 있는 동안에는 꽃 사진 등의 공개를 금기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개화 시기인 5월 초가 아닌 한겨울에 광릉요강꽃을 소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31년 경기도 광릉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해서 ‘광릉’이, 타원형 꽃의 중앙이 움푹 파인 게 ‘요강’을 닮았다고 해서 ‘광릉요강꽃’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8㎝ 안팎의 꽃을 가운데 두고 앞뒤 대칭으로 펼쳐진 합죽선 형태의 넓은 잎 2장이 주름치마를 닮았다고 해서 ‘치마난초’라고도 불립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야생화, 특히 야생난 중에서 20~40㎝가량의 전초나 꽃의 크기는 물론 꽃의 생김새나 색상이 아름답고 활달하고 화려하기가 단연 손에 꼽을 만합니다.

옛날 중국 4대 미녀의 하나라는 서시가 지병인 심장병 통증으로 얼굴을 찡그리자 무엇이든 서시를 흉내 내면 아름답게 보일 거란 생각으로 뭇 여인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바람에 ‘효빈(效嚬)’이란 말이 생겼다는데, 광릉요강꽃에서도 그런 전천후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잎이든 줄기든, 어린 꽃봉오리든 만개한 꽃이든 시들어 가는 꽃이든, 햇살이 역광이든 순광이든, 백의 얼굴로 천의 표정으로 보는 이에게 각양각색의 황홀감을 선사합니다. 어떤 꽃은 어릿광대의 몸짓으로, 어떤 꽃은 하회탈의 웃음으로, 또 어떤 꽃은 절세미인의 요염한 표정으로, 또 다른 꽃은 시골 처녀의 순박한 미소로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합니다.

세계적으로 일본과 대만에도 자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도 포천과 가평, 강원도 화천, 전북 무주, 전남 광양 등 6개 산악지역 18곳에서 모두 800~1000개의 개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그중 순수한 자생 개체는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릉요강꽃은 희귀성과 뛰어난 관상미 등으로 여전히 남획의 위험에 처해 있는데, 자생지에서 강제로 옮겨지면 길어야 2~3년 안에 거의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생 관계에 있는 자생지 토양 내 곰팡이균이 파괴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광릉요강꽃. 학명은 Cypripedium japonicum Thunb,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종 1급.(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광릉요강꽃. 학명은 Cypripedium japonicum Thunb,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종 1급.(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Where is it?

국립공원인 덕유산을 비롯해 죽엽산, 천마산 등 주요 자생지의 경우 철조망을 두르고 보호·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다만 경기도 광릉 국립수목원에서는 몇 년 전부터 수목원 안에 펜스를 치고 광릉요강꽃을 공개하고 있다. 대량 뿌리증식에 성공한 강원도 화천의 한 보호시설로부터 몇몇 개체를 옮겨 놓고 일반에 공개하는 것. 이전에 복원한 광릉요강꽃을 통해 일반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줌으로써 실제 자생지들이 훼손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또 강원도 화천군 환천읍 동촌리에서는 마을 주민이 수십 년 전 평화의 댐 공사 부지의 광릉요강꽃 몇 개체를 인근 산에 옮겨 심은 뒤 독자적인 노력으로 500여 개체에 이를 만큼 대량으로 ‘뿌리증식’하는 데 성공한 군락을 볼 수 있다.

 

 

Posted by atom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초록버드나무 2016.01.02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불알꽃, 다른 정확한 이름이 생각 안나네요
    그 꽃과 흡사한데
    그 꽃을 첨 보았던 때의 놀라움, 그 실물감
    올 봄엔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습니다

 

 

 

 

 

 

   

 

'꿈 속에서라도 보고 싶다'는 꽃말을 가진 꽃,

꿈 속에서라도 보고 싶다니...그 아름다움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그런 절절한 꽃말이 붙었을까 생각케 하는 꽃,

꿈 속에서라도 보고 싶다니...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까 싶습니다.

돌아가신 부모, 혹은 사별한 배우자를 그리는 절절한 심정 정도 되어야 

비로소 '꿈 속에서라도 보고 싶다'는 말을 쓸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은데...

한갖 풀꽃에 그런 꽃말이 붙었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인 해오라비난초가 그 주인공입니다.

한여름인 8월의 폭염 속에서 피어나는 꽃,

그 아름다움이 극에 달하기에 시도 때도 없이 남획 당하기에 

국내외적으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보호 받고 있는 야생화입니다. 

Posted by atom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초록버드나무 2015.12.17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꽃말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꽃입니다

 

 

 

 

 

 

 

 

 

 

어떤 데선 달랑 한두개 보기도 하늘의 별따기 같은 데,

은하수 쏟아지듯 촘촘히 돋아난  매화노루발을 보니 말문이 막히더군요.

한송이이든 백송이 천송이이든 고아한 기품은 한결같습니다.

산지 숲속에 난다고 하는데,

그냥 산지가 아닌 소나무같은 침엽수림 그늘에 잘 자라는 노루발과의 늘푸른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지난여름 시베리아 타이가숲에 잠시 들어갔을때

노루발풀 분홍노루발 호노루발 새끼노루발 등 여러종의 노루발을 보았는데,

매화노루발은 만나지 못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매화처럼 예쁜 매화노루발,

내년에도 후년에도 무성하게 피어나길 기대하면서,

2015년 마지막 달을 시작합니다~

 

Posted by atom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초록버드나무 2015.12.01 15: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옹송옹송 피었겠어요 초목이 시들하니 만사가 시들하네요 겨울초입이니 봄이 오길 기다려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