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순간 알았습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우리의 자생난초를 만났구나. 
아직 아름은 모르지만 우리의 산과 숲에서 자라고 있는 숱한 풀빛 난초의 하나를 만나는 행운이 찾아왔구나."
그렇습니다.
돌아와 찾아본즉 넓은잎잠자리란이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 반질반질 윤기가 도는 잎은 넓고 풍성하고,
쭉 뻗은 꽃대에 30~50개의 자잘한 녹색 꽃이 잔득 달렸습니다. 
비도 오고 날은 흐렸고, 숲은 빛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우거졌지만
넓은잎잠자리란은 난초과의 풀들이 가진 도도함과 우아함, 고상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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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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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객 2014.06.17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좋네요.


시기는 늦었지요,
비는 오지요,
도로 공사로 자생지는 파헤쳐졌지요.
그야말로 3중고 속에 만난 대성쓴풀입니다.
"에이~너무 늦었지요. 하모 꽃이 진 게 벌써 언젠데예~"
 이리저리 길섶을 살피다 마침 관리직원이 보이길 게
"활짝 꽃 핀 대성쓴풀을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냐"고 물어보자마자 돌아온 대답입니다.
봄꽃이 이르다 했는데 다른 꽃들까지 앞다퉈 피고지고 합니다.
'그래도 한두송이쯤 꽃이 남아있겠지'
굳은 믿음으로  열심히 살피니 먼길 온 손님 빈손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듯
정말로 한송이가 살짝 꽃잎을 열어보입니다.
비가 오고 날이 흐리니 활짝 열지 않고 그야말로 부끄러운 듯 조심스레 얼굴을 드러냅니다.
살펴본즉 4장의 꽃잎마다 녹색점이 2개씩 아로새겨져 있고,
네개의 수술을 미쳐 벌어지지 못해 립스틱 바른 입술모양 동그랗게 뭉쳐있습니다.
그 가운데  암술 머리가 하나 들어있겠지요.
꽃은 새끼 손톱보다도 작은데 비해 씨방은 오히려 크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산길 곳곳에서 눈에 선뜻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내년을 기약하라는 뜻인가 봅니다.
참 대성쓴풀처럼 작은 꽃을 담을 때 늘 실감하는 것이 있습니다.
'카메라의 힘'입니다.
사람의 눈으로는 뚜렷하게 식별조차 되지 않는 작은 꽃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 재현해 내는,
그 힘을 말입니다.
시작이 절반이라더니 6월도 어느 덧 중반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장미의 계절 부디 '배반의 장미'가 한송이도 피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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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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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목원 2014.06.10 2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성쓴풀
    언젠가 태백 검룡소를 찾아 갔을 때
    이 녀석들이 이곳에 있는 지를 모르고 엉뚱한 녀석들에게만
    집중했든 기억이 떠 오릅니다
    한 번 쯤 보고 싶은 아이들입니다
    작은 꽃잎위로 보석처럼 박힌 녹색점! 참으로 특이합니다

    • atomz77 2014.06.12 08: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종종 느끼는 것이지만 풀꽃이란 게/알고 찾거나/아니면 있다고 굳은 신념으로 찾지 않으면 식별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왔습니다/건강 조심하세요!

  2. 초록버드나무 2014.06.11 1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으면 얼마나 작을까요 그렇게나 작으면 아마 발밑에 있어도 그냥 지나칠겁니다 너무 작아서 스쳐버린 꽃들이 한둘이라야죠 지난 주 옥갑산에 다녀왔습니다 길없는 길로 오르다가 바윗구덩에 빠지고 돌이끼에 미끄러지고 무릎이랑 정강이 팔꿈치.... 퍼렁물이 들었습니다 고생해선지 생생활활 여운 남네요 백작약은 3주나 지나선지 못봤습니다 늘 감상 잘하고 있습니다~~ ^^

    • atomz77 2014.06.12 0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옥갑산~처음 듣는 지명이어서 찾아보니 백운산과 이웃한 산인가 봅니다/동강할미 때문에 백운산은 몇번 갔었는데/암튼 험한 산입니다/조심하세요~대성쓴풀...정말 꽃이 작습니다/감사합니다!

 

한 송이 꽃에게서 천국을 본다고 하던가요.
십여년 전 직장 등반대회 때 얼핏 보았던 꽃이 산꿩의다리인지, 자주꿔의다리인지, 연잎꿩의다리인지 
늘 궁금해 하다가,
더 이상 못 참겠다 싶어 기억을 더듬어 찾아갔습니다.
정릉에서 오르는 북한산 길 참으로 많이도 갔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확인한 것은 꽃봉오리를 힘차게 힘차게 밀어 올리고 있는 자주꿩의다리였습니다.
그만하면 됐다하고 돌아서는 길,
너른 바위 한 가운데 노란색 꽃 한송이가 유난스레 눈길을 잡아 당깁니다.
비 개인 다음날 화살처럼 내리쬐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꽃잎을 활짝 열어젖힌 돌양지꽃입니다.
역시 숲은 늘 예기치 않은 선물을 준비하고 손님을 맞습니다.
그 언제든 찾는 이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결코 실망시키는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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