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른 절벽에 사는 친구들....

가을 바닷가에 피는 국화 해국이 그렇고,

봄날의 동강할미꽃과

가을 깊은 산 계곡의 둥근잎꿩의비름,

가는잎향유,

좀바위솔을 비롯해 둥근바위솔, 정선비위솔, 연화바위솔 등.

그 어느 꽃이든 바위 겉에 자리 잡고 꽃을 피우는 탓에

접근이 쉽지 않을뿐더러

햇살을 맞는 때를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 만난 변산향유 또한 그러했습니다.

시기적으로 늦긴 했지만 그래도 활짝 핀 몇 송이는 만나리라 자신했는데,

정작 문제는 눈부신 가을 햇살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내 겨우 찾았으니,

해가 비추기를 기다릴 수도 없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절정기에 다시 오겠노라 다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아직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국내 식물학자들이 몇 해 전 꿀풀과 향유 속의 신종으로 발표한 변산향유.

바닷가 암벽에 자생하는데 

꽃향유에 비해 몸집이 작고 줄기가 자주색이며 잎이 반질반질 윤기가 나는 특징을 보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atom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남도의 가을을 단풍보다 더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

<(http://bravo.etoday.co.kr(브라보 마이라이프) 2017년 10월호>

열흘간의 황금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0월입니다. 연휴와 함께 계절도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면서, 산과 들을 울긋불긋 물들이는 단풍을 찾아 강원도로, 설악산으로, 높은 산으로 너나없이 줄지어 떠나는 광경이 안 봐도 눈에 선합니다. 그 와중에 비할 데 없이 붉게 타오르는 가을을 만나려면 남도로 가야 한다고 길을 잡는 이들이 있습니다. 단풍보다 붉게 타오르는 진홍의 축제를 보려면 남으로, 남으로 가야 한다고 속삭이는 이들이 따로 있습니다. 꽃무릇을 만나려는 이들입니다. 고창 선운사 등 남도의 절집 마당에 펼쳐진 수천, 수만 평의 꽃무릇 군락이 선홍으로 붉게 물드는 그 장관을 놓칠 수 없다며, 강원도 단풍을 제쳐놓고 남도행을 고집합니다.

▲수선화과 상사화속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Lycoris radiata (L’Her.) Herb.(사진 김인철 )원본보기
▲수선화과 상사화속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Lycoris radiata (L’Her.) Herb.(사진 김인철 )

비늘줄기가 돌 틈에서 자라는 마늘을 닮았다고 해서 석산(石蒜)이란 국명을 얻은 꽃무릇은 상사화나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제주상사화, 백양꽃과 마찬가지로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즉 잎과 꽃이 나는 시기가 달라 서로를 애타게 그린다는 국내 상사화속 7개 식물의 하나입니다. 다만 다른 상사화들이 대개 6월에서 8월 사이 노란색 또는 연분홍색의 꽃을 피우고 일찍 지는 데 반해, 꽃무릇은 9월 초순쯤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해 중순부터 진홍색 꽃을 피우다가 추석 즈음에 절정을 이룹니다. 그리고 꽃이 시들면 그때부터 잎이 새로 돋기 시작해 겨울을 나고 이듬해 초여름이 되면 사그라듭니다.

털썩, 주저앉아버리고 만/이 무렵//

그래선 안 된다고/그러면 안 된다고//

안간힘으로 제 몸 활활 태워/세상,

끝내 살게 하는//

무릇, 꽃은 이래야 한다는/무릇,

시는 이래야 한다는//

―오인태 시인의 ‘꽃무릇’

석산보다 꽃무릇이란 우리말 별칭이 더 친숙한 꽃. 그 또한 본래는 야생화였겠지만, 지금 우리가 흔히 만나는 것은 선운사 등 유서 깊은 사찰에서 일부러 가꾼 조경용, 원예종입니다. 불교와 함께 중국에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꽃무릇이 남도 지역의 사찰에 널리 번진 것은 알뿌리에 방부제 효능이 있어 경전을 묶거나 단청이나 탱화를 그릴 때 즙을 내 풀에 섞어 바르면 좀이 슬지 않고 벌레가 먹지 않는다고 해서 예로부터 일부러 심어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늘줄기로 풀을 쑤면 경전을 단단하게 엮을 수 있다고 해서 사찰에서 상사화를 많이 심어온 것과 같은 이치로 보입니다.

(사진 김인철 )원본보기
(사진 김인철 )

Where is it?

고창 선운사와 함평 용천사, 영광 불갑사가 예로부터 대규모로 꽃이 피는 3대 꽃무릇 군락지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으로 천연기념물 154호로 지정된 경남 함양의 상림공원도 길이 1.6km 물길을 따라 꽃무릇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운치 있게 피어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서울 시내 사찰들도 경내에 꽃무릇을 대거 심고 있는데, 강남의 봉은사와 강북의 길상사가 볼 만하다. 충남 보령의 성주산 자연휴양림도 꽃무릇 수십만 송이가 진홍색 꽃을 피워 많은 이들이 찾는다.

<(http://bravo.etoday.co.kr(브라보 마이라이프) 2017년 10월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atom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빨갛고 노랗게 물드는 단풍이 마치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석양과 닮았습니다.

황혼의 장엄함을 똑 닮은 만추의 에서 홀로 빛나는 좀바위솔,

아~ 뭐라 덧붙일 말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니,

굳이 무얼 덧붙여야 하나요.

뭐라 꼭 말을 해야 하나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atom77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