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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16 이북5도신문-3-둥근바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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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의 ‘야~ 반갑다, 산꽃들꽃!’ ③ 둥근바위솔

짙푸른 동해와 투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화사하게 꽃을 피운 둥근바위솔이 당당하게 서 있다. 동·남쪽 바닷가에 자생하는 둥근바위솔은 9월부터 늦게는 12월까지 꽃을 피운다.
짙푸른 동해와 투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화사하게 꽃을 피운 둥근바위솔이 당당하게 서 있다. 동·남쪽 바닷가에 자생하는 둥근바위솔은 9월부터 늦게는 12월까지 꽃을 피운다.

 

계절은 어김없다는 옛말을 입증하듯 포근하던 날씨가 지난 11월 하순부터 돌변했습니다. 지난 11월 26일 100만 명이 넘는 촛불 군중이 몰렸던 서울 광화문에 첫눈이 내리더니, 12월에 접어들자 연일 기온이 영하권에 머뭅니다. 이미 분노와 참담함으로 얼어붙었던 터에 본격적인 겨울 추위까지 더해지니 마음은 더욱 움츠러듭니다.

갈 곳 잃은 마음을 달래려 어디든 가자고 하나 온 산에 가득했던 단풍도 이미 진 지 오래니, 대신 철 지난 바닷가를 서성댑니다.  철썩, 철썩, 쏴~. 저 멀리 수평선에서부터 달려온 파도가 집채만 한 갯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소리에 맺혔던 울화가 조금씩 풀려나갑니다.

그리고 파도와 갯바위가 내려다보이는 바닷가 절벽 위 오솔길을 거닐다 척박한 바위 겉에서 12월 초순까지도 기운찬 생명력을 과시하는 꽃송이들을 발견합니다. ‘한 송이의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던 18세기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처럼 일순 마음에 작은 위안이 찾아듭니다.

‘철 지난 바닷가의 숨은 보석’이라 일컫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만큼 깜찍하고 예쁜 둥근바위솔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촛대에 꽂힌 초 모양의 꽃차례에는 흰색의 꽃잎과 홍자색 꽃밥, 그리고 붉게 익어가는 골돌(씨방)로 이뤄진 꽃송이가 다닥다닥 달려 있다.
촛대에 꽂힌 초 모양의 꽃차례에는 흰색의 꽃잎과 홍자색 꽃밥, 그리고 붉게 익어가는 골돌(씨방)로 이뤄진 꽃송이가 다닥다닥 달려 있다.

 

거의 모든 야생화가 사라진 12월 초순에도 자잘한 꽃송이가 다닥다닥 달린 촛대에 꽂힌 초 같은 꽃차례를 세우고 짙푸른 바다와 서슬 퍼런 겨울 하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둥근바위솔.

살을 에는 듯한 초겨울 바닷바람도 아랑곳 않고 곧추 선 둥근바위솔의 하얀 꽃송이에서 그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을 듯한 당당함과 의연함, 떳떳함이 엿보입니다.

둥근바위솔은 오래된 기와지붕 위에서도 자란다고 하여 와송(瓦松), 또는 순수한 우리말인 지붕지기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도 불리는 바위솔을 필두로 정선바위솔·연화바위솔·포천바위솔·둥근바위솔·가지바위솔·울릉연화바위솔·난쟁이바위솔·좀바위솔 등 국내에 자생하는 10여 종의 바위솔속(屬) 식물의 하나입니다.

북으로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삼척을 거쳐 아래로 거제 등 남해 도서에 이르기까지 동·남쪽 바닷가에 폭넓게 자생합니다. 잎이 가늘고 뾰족한 바위솔에 비해 넓고 둥글어서 둥근바위솔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주로 바닷가 바위 겉이나 모래 더미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늦은 시기까지 꽃을 피우며 그야말로 철 지난 바닷가를 지키는 수호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같은 생육 특성을 반영한 듯 꽃말은 근면, 성실입니다.

<이북5도신문 (http://ibukodo.com/) 201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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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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