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2018년 7월 하순,

꼬박 4시간여를 오르고, 또 꼬박 4시간 정도 내려와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을 마친 다음 날,

함께 길을 나섰던 친구들에게 기념 삼아 간직하라며 전일 담은 사진 몇 장을 보내면서

이렇게 썼습니다.

"설악산, 벌써 다시 또 그립다."

눈 내리듯 바람꽃이 산정을 하얗게 덮은 대청의 매력은 이러했습니다.

다시 또 가고 싶은 설악산,

그곳에서 만난 바람꽃 한 조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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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가마솥더위에도 계절은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발 두발 오르다 보면 오르막도 마침내 끝이 나고 산 정상에 다다르듯,

여름도 언젠가는 끝이 가고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이 성큼 다가옵니다.

그런 계절의 변이를 귀띔하듯,

흰 눈이 내린 듯 바람꽃이 가득 핀 대청봉에 금강초롱꽃이 하나둘 불을 밝힙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로 8~9월 꽃을 피워 '가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금강초롱꽃이  

산악인들의 고향, 설악산 정상엔 7월 하순부터 피기 시작합니다.

공룡능선을 뒤덮은 흰 구름 위에 드러난 파란 하늘색을 똑 닮은 금강초롱꽃이

댕댕 작은 종소리를 울립니다.

바람이 분다고.

가을이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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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편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마편초입니다.

허브의 일종으로 약재로 쓰이며,

울릉도와 제주도, 남해안 지방에 주로 분포한다고 합니다.

해서 서울 중부지역에서는 보지 못하고, 멀리 서해 압해도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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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에 낮달이 떴습니다.

하얀 반달이 떴습니다.

달이 뜨니 노란색 꽃이 핍니다.

색이 노라니 달맞이꽃인가 했더니, 

노랑원추리입니다.  

"꽃은 등록색으로서 오후 4시경부터 피기 시작하여 아침 11시 경에 거의 쓰러진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나오는 노랑원추리에 대한 설명입니다.

사진이 담긴 시간을 확인해보니 오후 5시 반부터 6시 반 사이입니다.

과연 한두 송이씩 피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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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남도에서 만난 지네발란입니다.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폭염으로 야생화들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겨우겨우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늘 푸른 여러해살이 착생난초인 지네발란.

원래 꽃이 작지만, 가마솥 더위로 인해 더 작아진 듯한 모습이어서 카메라에 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도 멋지게 둥둥 떠 있건만......

이 더위에 꽃을 피운 지네발란도, 

그 꽃을 찾아 먼 길 찾아온 꽃벗님들도,

남도의 저 외딴 구석에 핀 꽃을 찾아낸 야생화 애호가들도,

모두가 '대단하다'는 찬사를 듣기에 한치의 부족함도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 2018년 7월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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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조롱.

박주가리과 백미속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

은조룽, 새박풀로도 불리며,

덩이뿌리는 백수오(白首烏), 또는 백하수오(白何首烏)라는 이름의 약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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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흑삼릉.

'흑삼릉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연못가와 도랑에서 높이 40~70cm로

 자라 7~8월 꽃을 피운다..

인천시 옹진군, 경기도 용인시, 강원도 인제군에 분포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나오는 대강의 설명입니다.

사진에 담은 긴흑삼릉은 부산의 한 습지에서 만났습니다.

가만 들여다보니 막 피어나는 꽃차례가 신부의 면사포만큼이나 

순결하고 신성해 보이는 하얀 망에 가려져 있는 게 도드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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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풀과 여러해살이풀 물여뀌입니다.

여뀌 개여뀌 기생여뀌 명아자여뀌 가시여뀌 꽃여뀌 바보여뀌 이삭여뀌 등

식구도 많고 일가붙이도 많은 여뀌속 식물의 하나로,  

함경북도 평안북도 등 북부지방에 주로 분포한다고 도감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대구를 비롯해 주변 지역에서 일부 관찰된다고 하는데,

이번에 서울 인근 서해의 작은 섬에서 만났습니다.

물가나 물속에서는 피는 수생식물인데,

중남부 지방의 수생식물이 풍부한 연못이나 습지에서 볼 수 있다는 나비잠자리가

첫 사진에 함께 담긴 걸 보니 

역시 세상사 모두 얽히고설키는 연원의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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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란(自生蘭)의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주는, 병아리난초!

가뭄과 태풍, 폭염도 아랑곳 않고 홍자색 꽃 가득 피워

<논객닷컴  ( h t t p: / / w w w . n o ‘n g a e k.  c o m )   2018.07.16>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Amitostigma gracile (Blume) Schltr.

[논객닷컴=김인철] 산과 들에서 피는 그 어느 꽃 한 송이 그렇지 아니한 것이 없겠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저절로 피는 자생난초를 보면 더더욱 그 힘찬 생명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산과 계곡의 바위나 풀숲, 바닷가의 아슬아슬한 절벽, 이런 척박한 환경도 모자라 장대같이 키 큰 고목의 줄기나 가지 겉에 겨우겨우 뿌리를 내리고, 희거나 붉거나 노란, 때론 연초록이거나 검은, 그야말로 형형색색의 진기하고도 청초한 꽃들을 피워내는 걸 보면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오곤 합니다. 미끈하게 구워진 도자기에 담긴 원예종 난초만을 봐온 도시인들에겐 더욱더 그러합니다.

자생난초란 화단이나 화분 등에서 일부러 심거나 가꾼 게 아니라 자연에서 절로 자라난 난초를 말하는데, 우리 국토가 자생난초의 천국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가 많지 않습니다. 전국 각지의 숲속 땅은 물론 바위나 나무 등지에 뿌리를 내리고 계절에 따라 꽃을 피우는 자생난초가 무려 100종이 넘습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핀다고 해서 지생난(地生蘭)이라 구분하는 춘란과 한란, 은대난초, 은난초, 새우난초, 금난초 등이 주를 이루지만, 풍란과 석곡, 지네발란 등처럼 나무나 돌에 착근해 아슬아슬하게 삶을 이어가는 착생난(着生蘭)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7월 4일 서울 인근 서해의 작은 섬 바닷가 바위 위 절묘한 곳에 병아리난초가 활짝 피어 있다. 태풍 ‘뿌라삐룬’이 지나간 직후여서 평상시 황토색이던 바닷물은 물론 하늘까지 파랗다. ©김인철
©김인철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가뭄이 극에 달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태풍이 불고, 장맛비가 며칠씩 쏟아지고, 또는 때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등 기후 변화가 요동을 치는 6~7월 우리 땅에서 자라는 100종이 넘는 자생난초 중 하나가, 변덕스러운 세상사는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초연한 모습으로 깜찍하고 앙증맞은 꽃을 피웁니다.

치마난초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귀하디귀한 광릉요강꽃이나 복주머니란처럼 아주 제한된 자생지에서 드물게 피는 것이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꽃을 피웁니다. 높은 산 깊은 숲에 몰래 숨어 피는가 하면, 바닷가 솔숲 모래밭은 물론 바닷물이 드나드는 바위 겉에서 나 보란 듯이 고개를 들고 있기도 하고, 심지어 많은 이들이 손쉽게 오르는 관악산이나 북한산 등 수도 서울의 친숙한 산의 바위에도 손바닥만 한 이끼만 있으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웁니다.

태풍이 불고 장맛비가 내리는 악천후가 지나간 뒤인 지난 7월 7일 경남 김해의 불모산 중턱에 수백 촉의 병아리난초가 피어나 야생난초의 강인한 생명력을 웅변했다. 한두 촉에서, 많으면 수십 촉이 피는 게 고작인 다른 자생지와 달리 수백 촉이 군락을 이뤄 장관을 연출했다. ©김인철
©김인철

다시 말해 원예종 난초처럼 바람 불면 날아갈세라, 비 오면 뿌리가 썩을세라, 가뭄 들면 말라 죽을세라 애지중지하지 않아도 해마다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이, 이번에 소개하는 야생난초가 가진 최고의 특징입니다. 또한 다른 이름난 자생난초에 비해 너무 귀하지 않고 너무 먼 데 서식하지 않아서 일부러 멀리 찾아가지 않더라도 조금만 관심과 애정을 쏟으면 만날 수 있다는 접근의 용이성이 또 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꽃 색이 온통 흰색인 병아리난초. 대개는 옅은 홍자색이지만, 드물게 흰 꽃을 피우는 개체가 있다. 단 한 촉이지만, 백마 탄 왕자의 기품이 난다. ©김인철
©김인철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에 분포하며 반 그늘진 계곡의 바위나 자갈밭 등에 생육한다.’고 국가생물종정보지식시스템에 소개된 병아리난초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너비 1~2cm, 깊이 3~8cm의 타원형 잎이 한 장 땅바닥에 깔리고, 그 위로 8~20cm 정도 높이로 꽃대가 올라와 작게는 서너 개에서 많게는 20개가 넘는 꽃송이가 한쪽으로 치우쳐 층층이 달리는데, 꽃은 밑에서 위로 올라가며 핍니다.

이파리 하나에 8~20cm가량의 꽃대를 올려, 많게는 20개가 넘는 꽃을 촘촘히 달고 선 병아리난초. 척박한 바위 위 이끼에 뿌리를 내리고 자생한다. ©김인철
©김인철

1~4cm 크기의 자잘한 꽃을 촘촘히 달고 바위 위에 오뚝 선 모습을 보면, 특히 수십 수백 송이가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광경을 보면 누구나 ‘병아리난초’란 이름에 선뜻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학자들이 새로 작명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본 이름인 ‘ヒナ(병아리)ラン(蘭)’을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꽃 색은 옅은 홍자색인데, 간혹 흰색으로 피는 개체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같은 병아리난초속 식물로 구름병아리난초와,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점박이구름병아리난초도 고산지대에 희귀하게 자생하고 있습니다.   

<논객닷컴  ( h t t p: / / w w w . n o ‘n g a e k.  c o m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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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더울 것 같은 이번 여름,

다행인 것은 하늘이 파란 날들이 모처럼 많다는 것.

그 파란 하늘 덕에 홍색 꽃들이 더 붉게 빛이 납니다.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강원도 이북 산지에서 자란다고 하는 가는동자꽃을

하늘이 파란 날 멀리 부산에서 만났습니다.

동자꽃,  제비동자꽃, 털동자꽃 등 같은 동자꽃류 중에서 가장 미모가 뛰어난 것이

바로 가는동자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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