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추석 무렵이면 피어나 립스틱 짙게 바르고 

'한번 봐 달라.'고 유혹하는 물매화.

그 물매화가 있어 귀성과 나들이로 붐비는 먼먼 길을 달려도 달려도 힘들지 않습니다.

부디 추석 명절 물매화의 고운 꽃 색만큼이나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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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구절초·산용담 만개하고 들쭉 열매 익어가는, 가을 백두산

<(http://bravo.etoday.co.kr(브라보 마이라이프) 2018년 8월 30일>

백두평원 짙푸른 숲속에 핀 유령란. 학명은 Epipogium aphyllum Sw.

▲유령란(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유령란(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수은주가 40℃까지 치솟는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2018년 8월 4일부터 5박 6일간 ‘민족의 성산’ 백두산과 그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백두산 탐방의 목적은 단 하나. 산림청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종) 등에 등재된 엄연한 ‘우리 꽃’이지만 자생지인 북한 지역에는 갈 수가 없어 만나지 못하는 야생화들을,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마지막 안식처라고 하는 백두산에서라도 그 실체를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언젠가 북녘 땅에 직접 가서 반갑게 만나야 할 우리 꽃을 마음에 담아놓고 기억하는 것이, 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란 생각 때문입니다.

백두산에서 가장 가깝다는 연길(延吉)공항 기온은 서울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역시 36℃ 정도여서 뜨거운 열기가 한반도에 못지않았습니다. 도심을 벗어나자 곧 들녘에 노란색 마타리가 줄지어 핀 게 우리 산이나 들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 안으로 한 발 들어서자 ‘북부 지방에 다소 생산되나 중·남부 지방에서는 별로 볼 수 없다’는 방풍과 ‘서흥(황해도), 회령(함경도) 및 경성(함경도) 근처에서 자란다’는 실쑥을 비롯해 원지, 절국대, 금혼초, 좁은잎사위질빵, 황금 등 남한에서는 멸종됐거나 드물게 자라는 북방계 식물들이 불쑥불쑥 나타납니다. 동행한 탐사대원들이 처음 대면하는 우리 꽃에 환호성을 지릅니다.

▲2017년 7월 맑은 날, 백두산 천지의 모습.(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2017년 7월 맑은 날, 백두산 천지의 모습.(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날이 바뀌어 백두산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자, 서울과 진배없던 날씨가 서서히 바뀌더니 먹구름이 끼고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새벽녘부터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해 백두산 정상까지의 셔틀버스 운행은 끊겼다는 소식. 일단 중간 지점인 왕지(王池)까지 가서 주변을 돌아보며 추이를 보기로 합니다. 해발 1400m 지점인 왕지 일대에는 참취와 민박쥐나물, 도깨비엉겅퀴, 분홍바늘꽃, 조밥나물, 각시취, 그리고 여러 종의 산형과 식물 등이 가득 피어나 ‘야생화 초원’이란 명성을 뽐냅니다. 서너 시간을 보내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후 2시, 악천후로 그 이상은 올라갈 수 없다는 비보가 전해집니다. 대신 다음 날 새벽 2시 재도전을 약속합니다.

“아무리 일기가 불순한 고산이라 해도 설마 한여름에 1박 2일간이나 비가 오겠느냐”고 큰소리쳤지만, 잠을 설치며 애태운 보람도 없이 다음 날에도 빗줄기는 긋질 않습니다. 다행인 것은, 탐사대를 태운 차량이 일단 정상 바로 밑까지 올라가겠다고 합니다.

새벽 3시 20분,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1432개 계단을 올라 2750m 서(西)백두 정상에 섭니다. 비는 쏟아졌지만 서서히 날은 밝아, 최정상 능선에 핀 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흰색과 연한 분홍색을 띤 바위구절초 행렬입니다. 그 곁에 실타래 모양의 흰 꽃을 곧추세운 산오이풀의 풀빛 군락이 펼쳐집니다.

‘단 5분만이라도 열렸으면….’ 오전 6시 무렵까지 2시간 반 넘게 빗속에서 기다렸으나 끝내 안개는 걷히지 않습니다. 내려오는 길 계단 옆에 산용담이 서너 송이 보이더니, 9부 능선 아래로 내려서자 가파른 초지에 삐죽삐죽 돋아난 산용담의 미색 꽃봉오리와 비로용담의 보랏빛 꽃봉오리가 빼곡합니다. 그 곁에 검게 익어가는 들쭉나무 열매와 꽃이 진 두메분취, 돌꽃, 가지돌꽃, 구름범의귀, 좀참꽃 등이 나란히 엎드려 백두산에는 8월 초순 이미 가을이 닥쳤고, 눈이 펄펄 쏟아져 켜켜이 쌓이는 겨울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알려줍니다.

▲백두산 정상 2750m 능선에 핀 바위구절초. 뒤로 보이는 안개 너머로 가파른 경사면이 이어지고 그 밑에 천지가 펼쳐진다.(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백두산 정상 2750m 능선에 핀 바위구절초. 뒤로 보이는 안개 너머로 가파른 경사면이 이어지고 그 밑에 천지가 펼쳐진다.(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바위구절초를 에워싼 안개 너머 짙푸른 천지를 보지 못한 그 큰 아쉬움은 유령란과 쌍잎난초, 큰송이풀, 대송이풀, 왕별꽃, 실별꽃 등 남한에서는 만날 수 없는 북방계 식물들이 있어 한결 누그러졌습니다. 특히 ‘부전고원에서부터 백두산 지역까지 북부 지역 침엽수림 밑에서 자란다’는 유령란은 만나기도 어렵고 개화기를 맞추기도 쉽지 않다는데, 만개한 개체를 여럿 만났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고생물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리처드 포티가 “낯선 환영을 본 것처럼 전율이 일었다”고 말한 바 있듯, 유령처럼 나타났다가 유령처럼 사라져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데 말입니다. 콩팥 모양의 잎을 마주 단 쌍잎난초 또한 백두산 지역 침엽수림에서만 자란다는데, 다행히 스러지기 직전의 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http://bravo.etoday.co.kr(브라보 마이라이프) 2018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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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20 2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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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닭의장풀.

닭의장풀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 7~8월 원줄기 및 가지 끝에 지름 5~6mm의 백색 꽃이 2~3개씩 달린다. 꽃은 하루 피었다가 시드는 1일화(1日花)이다. 꽃잎은 선형으로 뒤로 젖혀진다. 수술은 6개인데 수술대에 노란색 가는 털이 수북하게 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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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바위 위에 자리를 잡은 닭의장풀이 있는가 하면,

사방을 둘러봐도 시원하게 보이는 것이라곤 파란 하늘밖에 없는 첩첩산중에 뿌리내린 닭의장풀도 있고,

파란가 싶으면 희고, 하얀가 싶으면 파란 닭의장풀도 있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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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시기

구절초나 쑥부쟁이와 같은 가을꽃들이 본격적으로 피기 전, 

들과 산에서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꽃 중의 하나가 바로 닭의장풀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한 포기 또는 수십 수백 포기가 뭉쳐서 피기도 하고,

꽃 색도 가장 흔한 짙은 하늘색에서부터 연보라색, 청색, 흰색, 심지어 반청반백(半靑半白)의 중간색 등 

다양합니다.

그중에서 아주 희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보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 볼 수 있을 만큼 흔하지는 않은,

순백의 꽃 색을 가진 닭의장풀을 먼저 소개합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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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무릇은 이러해야 한다고

 

무릇,

무릇은 이렇게 피어야 한다고

 

대저,

무릇은 이렇게 풍성해야 한다고

 

무릇,

무릇은 이렇게 모여 피어야 무릇답다는 걸 

보여주기라고 하겠다는 듯,

 

무릇이 꽃무릇처럼 뭉쳐 피었습니다.

 

무릇,

'하나를 잃으면 어디선가 하나를 얻고,

하나를 얻으면 어디선가 하나를 잃는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듯 

 

허허로운 큰꿩의비름 곁에

무릇이 풍성하게 피어났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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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꿩의비름.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

 

어느 꽃동무가 '화류계'에 오래 몸담은 선배들이 하는 이야기 중 '가장 듣기 싫은 말'이라고 전하는 말.

"작년보다 못하네."

 

지독했던 폭염에 기인한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고, 

예년보다 개화 시기가 늦은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찌 되었건 필자의 눈에는 '작년보다 못한' 큰꿩의비름 개화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품고 내려왔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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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삐 잡은 손 부끄럽다 아니 하시면 

 

기꺼이 천 길 낭떠러지에 올라 꽃 꺾어 바치오리다.

 

예나 지금이나 지극 정성을 다하면 

신분의 귀천을 뛰어넘는 로맨스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처음엔 그런 생각으로 헌화가를 읽었습니다.

 

그런데 

천년도 넘는 그 옛날에 쇠고삐를 쥔 노옹이라니,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벤츠 600'을 타는 당대 갑(甲) 중 갑이 아닐까요. 

 

불현듯 

카메라 들고 벼랑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는 이, 그는 누구인 지 란스럽습니다.   

 

분홍장구채.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된 귀한 몸입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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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위 끝에

잡고 있는 암소를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삼국유사에 전해져 오는 헌화가의 대상이 철쭉이라는 게 정설이지만,

천길 바위 벼랑에 핀 꽃을 보면 

그 모두가 현화가에 나오는 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깎아지른 바위 절벽에 핀 분홍장구채 역시

소를 끌고 가던 노인이 용기 내어 꺾어다 바쳤다는 바로 그 꽃일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하게 합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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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폭염을 잘 이겨낸 걸 보상이라도 하려는 걸까

파란 하늘에 흰 구름 둥둥 떠다니는 그림 같은 날씨가 연일 이어지는 그런 나날입니다.

아마도 미세먼지 걱정 않고 외출할 수 날이 가장 많았던 2018년으로 기억되지 되지 않을까 

감히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어찌 되었든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화창한 시기 전국 어디서나 숲 가장자리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꽃이,

바로 물봉선일 것입니다.

손대면 톡 터지는 열매를 달고,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Do not touch me!) 라는 꽃말을 내세워 숲을 보존해달라는 호소하는 물봉선.

물 맑은 계곡에 핀 한 송이 물봉선 위로 한 줄기 햇살이 쏟아지니 

흔하디흔한 꽃도 제법 그럴싸한 명품으로 재탄생합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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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11 14: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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