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높고 깊은 산의 봄은 얼레지 세상입니다.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날,

봄 햇볕이 화창하게 내리쬐자 '바람 난 여인' 얼레지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꽃잎을 활짝 열어젖히니

사위가 붉게 물듭니다.

그 틈을 타 물가에선 홀아비바람꽃이 삐죽 올라와 말간 얼굴을 내비치고,

끝물의 노루귀는 가는  봄이 아쉬운 듯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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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봄 바람에 또 하나의 바람꽃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나도 좀 봐달라고 손짓합니다.

그 어느 바람꽃에 못지 않게 하얀 꿩의바람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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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풀리자 

높은 산 깊은 계곡에 겨우내 쌓였던 얼음이 녹으면서 차고 맑은 물이 흐릅니다.

그 곁에 금빛 찬란한 괭이눈이 형형한 얼굴을 내밀며 한 자리 차지합니다.

그냥 괭이눈이라고도 하고,

금가루를 뿌린 듯하다며 금괭이눈이라고도 하고,

또 천마산의 특산식물이라고 해서 천마괭이눈이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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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찾지 않는 사이,

나의 꽃밭에도 봄이 왔다가 어느새 아찔한 흔적을 남기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웃한 강원도 산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눈에 싸인 설중화는 아니지만,

손 타지 않은 때문인지 2~3년 전보다는 훨씬 풍성해진 모습의 모데미풀을 비롯해 

홀아비바람꽃과 금괭이눈, 꿩의바람꽃이 피어나고 있고,

청 노루귀는 풍선한 이파리까지 달고 끝물의 꽃 몇 송이를 열어 작별인사를 합니다.

얼레지는 이 골 저 골 이 비탈 저 비탈에 발에 챌 듯 깔려 있어

산 전체가 홍색으로 물들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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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준 선물, 설중 처녀치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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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ctober nine" 2018.05.01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꽃도 꽃이지만 이를 찾아나서는 움직임이 더 어려운것을 알기에
    노고에 큰 박수와 응원 보내드립니다.

작은 꽃을 볼 때마다 독일 태생의 영국 경제학자 에른스트 슈마허(E. F.Schumacher)가 1973년 출간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경제비판서의 제목이 늘 떠오릅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개구리발톱,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서울 인근 중부지역에서는 보기 어려운 이 작은 야생화를 제주도 곶자왈에서 숱하게 보았는데,

전남 장성의 산에도 잡초처럼 무성합니다.

따듯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식물인가 봅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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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대신 닭을 잡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는 심정으로

담은 설중(雪中) 모데미풀입니다.

모처럼 화창한 봄 햇살이 좋아 환하게 꽃잎을 열었는데,

난데없이 춘사월(春四月) 눈이 내리니 모데미풀 입장에선 몹시 괴롭겠지요.

그런데 사진을 담는 나는 웬 횡재냐며 신바람을 내니,

돌이켜 생각할수록 면구스런 일입니다.

철없는 신바람을 혼내기라도 하듯 갑작스레 카메라가 작동을 멈추니,

스마트폰으로 아쉬움을 달랩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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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대웅전 용마루에 봄볕이 가득 내려앉았던 2018년 사월 초사흘,

우화루(雨花樓) 뜨락에는 담홍색 꽃비가 내립니다.

봄바람 불어 매화우(梅花雨) 절 마당에 흩어지자

날리는 꽃잎에 실려 고불매(古佛梅의 봄'이 어느덧 저만치 떠내려 갑니다.

앞산 뒷산 하얗게 핀 산 벚꽃이 이제부터 봄은 내 차지라고 외치는데.

장삼 가사 차려입은 스님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지나갑니다.

아서라,

가는 봄 잡지 마라,

명년 봄 고불매 맑은 향(淸香) 소식 더딜까 두렵구나.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486,

 350년 동안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아름다운 담홍색 꽃과 은은한 향기를 피우고 있는 홍매이다.

1947년 만암대종사가 부처님의 원래의 가르침을 기리자는 뜻으로

 백양사(白羊寺) 고불총림(古佛叢林)을 결성하면서

이 나무가 고불의 기품을 닮았다 하여 고불매라 부르기 시작했다.“

백양사 고불매 앞에 새겨진 설명입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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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춘삼월 저 멀리 부산을 포함한 경남북 등 따듯한 남쪽 나라에 봄눈이 내리더니,

4월 들어서는 아예 꽃나무는 물론 공기마저 얼리는 강추위가 봄 숲을 뒤덮습니다.

불과 사나흘 전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에

한계령풀이 '벌써 내 세상이네.'라며 서둘러 노란색 꽃대를 올리더니,

난데없는 한파가 찾아오자 그만 고개를 떨구고 설중화, 아니 스스로 아예 얼음꽃, 빙화(氷花)가 되었습니다.

그간 봄 눈에 묻힌 야생화를 적지 않게 만났지만,

꽃은 물론 공기까지 사위(四圍) 모두 얼어붙은 광경을 보기는 정말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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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봄은 산자고가 유난히 풍성하게 피었었다."라고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았던 기억이 추억으로 바뀌기 전 남은 사진 몇 장 더 꺼내 봅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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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ctober nine" 2018.05.01 1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향 근처네요.
    어렸을적 많이 봐왔지만 이리보니 느낌이 다름을 다시 느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