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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꽃 피는 봄’을 완성하는 뚜껑별꽃

앵초과의 한해 또는 두해살이풀, 학명은 Anagallis arvensis var. caerulea(L.) Gouan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17년 4월호: bravo@etoday.co.kr >
▲뚜껑별꽃(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뚜껑별꽃(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화란춘성(花爛春盛)이라고 했던가요. 꽃이 만발(滿發)하고 봄이 무르익는 4월, 따듯한 남쪽 나라 제주도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발 닿고 눈 닿는 곳마다 연분홍 벚꽃잎이 휘날리고, 노란색 유채꽃이 휘황찬란하게 빛을 발합니다. 아니 ‘춘사월(春四月)’ 제주도에선 벚나무와 유채가 아니라도, 풀이든 나무이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가 꽃을 피우는 듯 섬 전체가 꽃으로 흐드러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데 그런 제주의 봄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을 하는 야생화가 따로 있습니다. 뭍에서는 만날 수 없는 꽃, 제주의 특산 야생화라 일컬을 수 있는 꽃, 하지만 너무 귀하지는 않아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는 꽃, 바로 뚜껑별꽃입니다.

해안이나 높지 않은 오름의 양지바른 풀밭에 자생한다고 하는데, 처음엔 뜬금없이 ‘저지곶자왈’ 주차장 길섶에서 뜻밖의 조우를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보는 순간 강렬한 보라색 꽃 색에 넋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앙증맞은 생김새에 다시 또 기함했습니다.

개별꽃이니 쇠별꽃, 큰개별꽃 등 다른 ‘별꽃’들과 마찬가지로 뚜껑별꽃도 키가 10~30cm 정도로 작습니다. 하지만 뚜껑별꽃은 꽃 색이나 생김새가 유별난데, 석죽과에 속하는 다른 별꽃들과 달리 앵초과로 족보를 달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지런히 돌아 나는 다섯 장의 꽃잎은 지름이 1cm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아주 작지만, 독특한 보라색 꽃 색만은 단번에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꽃잎 중앙의 수술과 암술 둘레에는 흰색과 자주색, 진보라색의 띠가 2, 3중으로 둘러쳐지면서 노란색 꽃밥과 어우러져 멋진 색의 조화를 보여줍니다. 게다가 5개의 수술대엔 붉은색 잔털이 수북하게 나 있어, 보면 볼수록 신비감이 들 정도입니다.

동그란 열매가 영글면 종자를 퍼뜨리기 위해 가운데가 갈라지면서 뚜껑이 떨어져 나가듯 벌어지고 별 모양의 꽃받침이 도드라지게 드러납니다. 꽃 피는 모습이 아니라, 바로 열매 맺은 뒤의 이런 모습에서 뚜껑별꽃이란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독특한 꽃 색을 따서 보라별꽃으로, 또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만큼이나 총총하게 핀다고 해서 별봄맞이꽃으로도 불립니다. 뚜껑별꽃이 활짝 핀 모습을 보려면 게으름을 피운다 싶을 만큼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가가야 합니다.

학명 중 속명인 ‘Anagallis’는 ‘해가 뜨면 다시 핀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날이 저물면 꽃잎을 닫고 해가 중천에 올라올 즈음에야 다시 활짝 열리는 뚜껑별꽃의 속성이 그대로 담긴 용어라 생각됩니다.

Where is it?

▲석양 무렵 외돌개(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석양 무렵 외돌개(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뚜껑별꽃은 전 세계적으로 24개 종이 온대와 열대에 분포한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추자도, 그리고 전남의 일부 섬에만 1개 종이 자생한다. 아직은 대륙성 기후에는 적응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남방식물, 남부 도서지방이 분포의 북방한계선인 아열대 식물인 셈이다. 제주도에서는 남쪽 바닷가의 현무암 틈새나 올레길 길섶 등지에서 비교적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특히 4월 서귀포의 명승지인 외돌개에 가면 현무암 바위틈 곳곳에서 풍성하게 꽃 핀 것을 만날 수 있다. 석양 무렵 외돌개에서 맞는 일몰(사진)도 일품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17년 4월호: bravo@e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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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시중의 미소로 꽃샘추위 내치는, 앉은부채!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

▲앉은부채.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 (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앉은부채.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 (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춘삼월(春三月)이라고는 하나, 산골짝의 계절은 아직 봄이라기보다는 겨울에 가깝습니다. 나뭇가지는 여전히 깡말랐고 산기슭과 계곡엔 갈색의 낙엽이 무성하게 쌓여 있습니다. 낙엽 밑엔 미끌미끌한 얼음이 숨어 있어 함부로 내딛다가는 엉덩방아를 찧기 십상입니다. 저 멀리 남쪽에선 2월 하순부터 보춘화가 피었느니 변산바람꽃이 터졌느니 화신(花信)을 전해오지만, 높은 산 깊은 계곡에선 3월 초순 잘해야 너도바람꽃 한두 송이가 가냘픈 꽃송이를 치켜들 뿐입니다. 그렇듯 메마른 3월의 산중에서도 눈 밝은 동호인은 파릇파릇 돋아나는 묘한 야생화를 찾아냅니다.

“이게 정말 꽃이 맞아요?”

“무슨 꽃이 이렇게 생겼을까!”

“꽃잎은 어디에 있나요?”

처음 보는 이는 익히 알던 꽃과는 전혀 다른 형태에 신기해합니다. 그러곤 이런저런 질문 끝에 ‘앉은부채’란 이름을 그럴싸하다고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앉은부처’로 잘못 알아들었음을 알고선 다시 갸우뚱합니다. 한가운데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게 일견 불두(佛頭)를 닮아 ‘앉은부처’라고 불린다고 이해했는데 그게 아니라니 뭔 사연인지 설명해달라고 채근합니다.

앉은부채는 우선 촛불 모양의 독특한 꽃으로 눈길을 끕니다. 꽃잎인 듯싶은 자갈색의 타원형 이파리는 불염포라 불리는 꽃 덮개입니다. 그 안의 도깨비방망이가 육수(肉穗)꽃차례라고 불리는 꽃 덩어리인데, 거북의 등처럼 갈라진 조각조각이 4장의 꽃잎과 4개의 수술, 1개의 암술을 갖춘 각각의 꽃송이입니다. 부처의 광배(光背)를 닮은 꽃 덮개와, 역시 부처의 머리를 닮은 육수꽃차례로 인해 ‘명상에 잠긴 부처’라는 별칭으로 또는 ‘앉은부처’로 잘못 불리기도 하지만, 원래는 꽃이 진 뒤에 무성하게 나는 잎이 부채처럼 넓다고 해서 앉은부채란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앉은부채.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 (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앉은부채.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 (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그런데 앉은부채가 가장 우리를 놀라게 하는 건 강인한 생명력에 있습니다. 이른 봄, 눈 속에서 꽃 덮개를 뾰족뾰족 세운 앉은부채는 마치 백상아리가 등지느러미를 곧추세우고 망망대해를 유영하듯 대견스럽습니다. 꽁꽁 언 땅속에 1m 넘게 뿌리를 내리고, 그 깊은 뿌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얼음 구들을 녹이고 독특한 형태의 꽃을 피우는 앉은부채의 놀라운 생명력은 경이 그 자체입니다. 강원도에선 겨울에서 봄 사이 부채처럼 넓게 이파리를 펼치다 보니 겨울잠에서 갓 깨어난 곰이나 산짐승들이 가장 먼저 먹는 풀, 즉 ‘곰풀’로 불렸다고도 합니다. 또 지방에 따라 삿부채, 우엉취, 취숭(臭崧) 등 여러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유독성 식물로 잎은 풍성하지만 먹을 수 없다고 하여 ‘호랑이 배추’라는 별칭도 얻었습니다.

꽃 덮개가 노란 앉은부채의 경우 정명은 아니지만 ‘노랑앉은부채’로 불리는데, 어쩌다 귀하게 만난 노랑앉은부채를 보고 있노라면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로 겨울을, 꽃샘추위를 저만치 물리치는 듯한 진한 따스함이 전해져옵니다. 학명 중 속명 심플로카르퍼스(Symplocarpus)는 결합한다(symploce)와 열매(carpos)라는 그리스어 합성어로 씨방이 열매에 붙어 있다는 뜻, 종소명 레니폴리우스(renifolius)는 콩팥 모양의 잎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영어로는 스컹크 캐비지(Skunk Cabbage)라고 합니다.


Where is it?

▲충북 청원군 낭성면의 한 작은 산 입구에 있는 '앉은부채 자생지' 안내 표석.(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충북 청원군 낭성면의 한 작은 산 입구에 있는 '앉은부채 자생지' 안내 표석.(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전국에 분포하는데, 수도권 인근에선 천마산이 개체 수도 풍성하고 ‘노랑앉은부채’도 만날 수 있는 자생지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충북 청원군 낭성면의 한 작은 산 입구에는 앉은부채 자생지라는 안내 표석(사진)이 세워져 있다.

<2017년 3월호 bravo@e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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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깊어갈수록 존재감이 드러나는 '겨우살이'

겨우살이과의 상록 활엽 관목. 학명은 Viscum album var. coloratum (Kom.) Ohwi.

▲붉은겨우살이(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붉은겨우살이(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에서)

겨울나무 사이로 바람이 붑니다. 앙상한 겨울나무 사이로 찬바람이 붑니다. 지난여름과 가을 무성했던 숲에 대한 기억은 날로 희미해져 가는데, 꽃 피는 봄날은 아직 멀리 있습니다. 겨울의 끝자락이라고는 하지만 2월의 창밖은 여전히 황량합니다. 겨울, 날이 차진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푸르다는 걸 알게 된다는, 그 유명한 세한도(歲寒圖)를 낳은 계절 겨울에 소나무와 잣나무 못지않게 존재감이 드러나는 식물이 있습니다. 바로 겨우살이입니다. ‘껍데기는 가라’는 시인의 외침에 호응하듯 무성하던 ‘나무껍데기’가, 이파리들이 우수수 지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나무 꼭대기에 웅지를 튼 겨우살이가 겨우 눈에 들어옵니다. 물론 이때 보이는 것은 꽃이 아니라 늘 푸른 잎과 줄기, 그리고 연노랗거나 붉은 열매입니다. 이 시기 짙푸른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투명하게 빛나는 겨우살이 열매를, 흰 눈이 겨우살이 위에 가득 쌓인 멋진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야생화 동호인들은 강추위를 무릅쓰고 겨울 산 오르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정작 봄이 한창인 4월경 가지 끝에 노랗게 피는 겨우살이의 꽃은 크기가 자잘한 데다, 숙주인 큰 나무의 이파리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 야생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조차 주목받지 못합니다.

다른 나무와 풀이 동면(冬眠)하는 겨울에도 푸르고 싱싱하게 살아 있다고 해서 겨울+살이, 겨우살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다른 나무에 기생해 겨우겨우 살아가는 나무란 뜻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광합성을 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해 다른 나무에 뿌리를 박고 흡기(吸器)라는 기관을 통해 물이나 영양분을 빼앗아 생장하는 반기생식물. 땅까지는 뿌리를 내려보지 못하고 사시사철 공중에 뜬 채 살아가는 가련한 식물입니다. 하지만 한겨울 저 홀로 푸름을 자랑하는 특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신을 쫓고 병을 고치는 등의 능력을 갖춘 영초(靈草)라 불리며 신비와 경외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겨우살이의 번식은 새를 통해 이뤄집니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 높은 나뭇가지에 가득 달린 겨우살이의 열매는 새들에겐 최상의 먹잇감이 됩니다. 그런데 그 열매엔 끈적끈적한 점액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새들은 열매를 먹을 때 부리에 달라붙는 점액을 한사코 다른 나무의 껍질에 비벼서 닦습니다. 이때 끈끈한 점액에 묻어 있던 씨앗이 나무껍질에 달라붙어 새로운 싹을 틔우게 되는 것이지요.

▲꼬리겨우살이(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꼬리겨우살이(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 Where is it?

국내에 자생하는 겨우살이는 모두 5종.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겨우살이는 한겨울 참나무나 밤나무, 팽나무, 물오리나무 등의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까치집 모양으로 등장한다. 겨우살이의 열매는 연노란색이다. 반면 붉은겨우살이는 이름 그대로 붉은색 열매가 돋보이는데, 눈 덮인 한라산을 비롯해 내장산, 덕유산 등을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다. 상록수인 여느 겨우살이와 달리 꼬리겨우살이는 낙엽 활엽 관목으로 겨울이면 잎은 지고 샛노란 열매만 주렁주렁 달린다. 태백산과 구룡령, 소백산 등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희귀종이다. 가는 줄기가 모여 작은 선인장의 모양을 한 동백겨우살이는 숙주인 동백나무가 자생하는 남쪽 바닷가와 섬,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 참나무겨우살이는 참나무보다는 동백나무나 후박나무 등 제주도 서귀포 일대 상록수에 주로 기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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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평원에 흰 눈 쌓이듯 피는, 노랑만병초

진달래과의 늘 푸른 활엽관목, 학명은 Rhododendron aureum Georgi

▲노란만병초(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노란만병초(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9월이면 겨울이 시작돼 산 정상에 늘 흰 눈이 쌓여 있어 ‘흰머리산’이라는 뜻의 백두산(白頭山)으로 불리는 산. 그곳에도 6월이면 새싹이 움트는 봄이 시작돼 8월까지 여름·가을이 한꺼번에 밀어닥칩니다.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300여 종에 이르는 북방계 야생화들이 앞을 다퉈 피어나면서 수목한계선 위쪽 고산 툰드라 지대는 천상의 화원(花園)으로 변모합니다. 그런데 하늘을 향해 삐죽빼죽 솟아오른 높은 봉우리 사이사이 음지 곳곳에 잔설(殘雪)로 남은 만년설(萬年雪)과는 차원이 다른, 제3의 흰색 벌판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옵니다. 한여름 백두 평원 곳곳이 여전히 흰 눈을 뒤집어쓴 듯이 하얗게 빛이 납니다. 관목과 초본·이끼류·지의류가 잔디밭처럼 드넓은 평원을 이루는 백두산 툰드라 지대를 하얗게 수놓는 꽃, 바로 노랑만병초입니다.

▲노란만병초(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노란만병초(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백두 평원서 함께 자라는 장지석남과 월귤, 홍월귤, 들쭉나무, 가솔송 등이 수줍음을 타는 소녀처럼 이파리 뒤로 몸을 숨긴 채 손톱만 한 꽃을 겨우겨우 피워낸다면 노랑만병초는 ‘올해도 어김없이 깨어났노라’고 세상을 향해 외치는 듯 어른 손바닥만 한 꽃잎을 활짝 펼쳐 보입니다. 풀 ‘초(草)’를 이름 뒤에 달았지만, 엄연히 나무인 노랑만병초는 월귤 등 다른 키 작은 나무들과 마찬가지로 백두산 수목한계선 위 고산 툰드라 지대에서 살아가는 전형적인 북방계 관목입니다. 남한에서는 1963년 설악산에서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은 뒤 잊혔다가 40여 년 만인 2007년 설악산 정상에서 다시 발견돼 현재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개체 수가 600여 그루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희귀할 뿐 아니라 털진달래 등 다른 관목의 위세에 눌려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란만병초(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노란만병초(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해발 2750m인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노랑만병초는 6~8월 끝없이 펼쳐지는 고산 평원 여기저기에 축구장 크기만 한 꽃 무더기를 피워낼 정도로 규모가 방대합니다. 꽃 색은 흰색에 가까운 노란색으로, 한낮 쏟아지는 햇살을 받은 꽃 더미는 한겨울의 설원을 보듯 장관입니다. 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국생종)에 따르면 높이 1m까지 자란다고 돼 있는데, 실제 백두산에서 만난 노랑만병초는 30~50cm 정도로 어른 무릎에도 못 미칠 만큼 키가 작았습니다. 국생종은 또 흰색 꽃이 피는 만병초, 진한 홍색 꽃이 피는 홍만병초가 따로 있으며 둘 다 키가 노랑만병초의 4배인 4m까지 자란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두 평원에서는 노랑만병초와 뒤섞여 있는 백색과 홍색의 만병초 꽃을 여기저기서 함께 만났는데, 그 키는 노랑만병초와 다름없이 30~50cm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의 고사처럼 백두산의 추위와 바람 때문에 만병초나 홍만병초의 키가 작아진 것인지, 아니면 같은 노랑만병초의 변색일지 추후 확인하고 연구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2017년 1월호 브라보마이라이프 brav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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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moon 2017.01.09 2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두산 노랑만병초 군락이 장관이네요.
    국내 수목원에서 다른 색의 만병초를 본적이 있는데요
    수목원에서 특별히 관리를 잘해서겠지요.
    백두산 야생화들은 사진으로 봐도 참 이쁜것 같아요 ^^

    • atom77 2017.01.11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백두평원서 만나는 노랑만병초 군락. 한마디로 장관입니다/모두가 마음 놓고 만날 수 있는 날이 어서 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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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난의 극치미를 보여주는, 백두산 애기풍선난초

<브라보마이 라이프 2016년 7월호 bravo@etoday.co.kr>



난초과 풍선난초속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Calypso bulbosa (L.) Oakes var. bulbosa


높이 2,750m이며, 북위 42도에 위치한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보고’ 백두산. 지난 6월 중순 일주일간 그곳으로 꽃 탐사를 다녀왔습니다. 5월말이 되어야 봄이 시작되고 한여름에도 여기저기에 만년설이 남아 있다는 백두산은 말 그대로였습니다. 6월 중순에도 산정은 물론 드넓은 고원 곳곳에 얼음이 켜켜이 쌓여 있었고, 수시로 내리는 비는 얼음물처럼 차갑기 그지없었습니다.

이쯤에서 문제 하나 냅니다.

문) 막 눈이 녹는 6월 백두산 깊은 숲에서도 야생난초가 꽃을 피운다?

답) ➀ 맞다 ➁ 틀리다

우문(愚問)에 잠시라도 헷갈렸다면 그 또한 이유 있는 혼동일 수 있습니다. 난초가 대개는 따듯한 온대나 아열대 지역에 서식한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내에서도 한란과 금자란, 탐라난 등 희귀종을 비롯해 전국 112종의 야생난초 가운데 72%인 81종이 따듯한 남쪽나라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기풍선난초, 난초과 풍선난초속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Calypso bulbosa (L.) Oakes var. bulbosa.(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애기풍선난초, 난초과 풍선난초속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Calypso bulbosa (L.) Oakes var. bulbosa.(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하지만 위 문제에 대한 답은 < ① 맞다 >입니다. 야생난초에 차걸이란, 금새우난초, 섬사철란 등과 같이 제주도 등 남부 지역에 자생하는 남방계 난초가 있지만, 털복주머니란과 구름병아리난초, 손바닥난초처럼 설악산은 물론 백두산 등 고위도 · 고산 지역에 사는 북방계 난초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화려하기 그지없는 야생난초를, 야생난초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애기풍선난초를 겨울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백두산 지하삼림(地下森林)에서 딱 마주했을 때의 감동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습니다. 백두산에 자생한다고 익히 알았고, 개화 시기를 맞춰 가면 만날 수도 있다지만 과연 대면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백두산을 가본 이는 알지만, 폭우나 안개 등 악천후가 찾아오면 수시로 입산이 통제되고, 또 정해진 통로를 벗어나기 어려워 설사 눈에 보이더라도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에 담기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순판(脣瓣)이라고 부르는 입술꽃잎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고 해서 애기풍선난초라고 불리는 이 야생난초는 6~15cm의 꽃줄기를 포함해 전초가 20cm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이번에 지하삼림 안의 50m 이내 숲에서 각각 한 송이씩 모두 세 송이를 보았는데, 두 송이는 꽃색이 뚜렷한 연분홍색이었지만 한 송이는 흰색에 가까웠습니다. 각각의 애기풍선난초에는 제각각 짙은 녹색의 타원형 잎이 한 장씩 달려 있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순판 위에 3개의 등꽃받침과 2개의 곁꽃잎이 비슷한 형태의 분홍색 긴 가닥(사진)을 늘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속명 Calypso는 그리스어로 ‘은둔’을 뜻하는데, 어두컴컴한 침엽수림에 자생하는 특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풍선난초속에는 4개 변종이 있는데, 그중 일본에 자생하는 것은 풍선난초(Calypso bulbosa var. speciosa)로 러시아와 몽골, 중국, 우리나라 백두산과 자강도 갑산에 자생하는 애기풍선난초와 구분됩니다. 일본 알프스산 해발 700m 이상 산지의 그늘지고 이끼 많은 곳에 자생하는 일본명 ‘호테이란(ホテイラン 布袋蘭)’이라는 풍선난초는 순판 아래까지 길게 튀어나온 2개의 꿀샘(거)으로 애기풍선난초와 구별된다고 합니다.

▲애기풍선난초, 난초과 풍선난초속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Calypso bulbosa (L.) Oakes var. bulbosa.(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애기풍선난초, 난초과 풍선난초속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Calypso bulbosa (L.) Oakes var. bulbosa.(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Where is it?

해발 2,670m 천문봉으로 오르는 백두산 북파 코스의 시작점에 있는 지하삼림. 땅 밑으로 깊게 파인 원시림이란 뜻의 이곳엔 길이 2.5km에 이르는 원시림이 펼쳐져 대낮에도 동굴에 들어간 듯 어두컴컴하다. 숲 곳곳에 소나무와 전나무 등 침엽수가 쭉쭉 뻗었고, 그 아래 무성하게 자란 이끼 방석 위에 애기풍선난초가 일면 곱디고운, 일면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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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온몸 틀어 선홍색 꽃다발 선사하는 타래난초

<브라보마이 라이프 2016년 7월호 bravo@etoday.co.kr>

▲타래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piranthes sinensis (Pers.) Ames.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타래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piranthes sinensis (Pers.) Ames.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불화살이 쏟아지듯 뙤약볕이 내리쬐는 7월의 풀밭.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질식할 듯한 폭염 속에서 저 홀로 화사한 선홍색 꽃을 피우는 야생 난초가 있습니다. 자신을 집어삼킬 듯 이글거리는 태양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맞서기에는 힘이 부친 듯, 온몸을 비틀어 마지막 한 방울의 색소까지 짜내어 보는 이를 한눈에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혹적인 꽃다발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소리쳐 외칩니다. ‘나는 이름 없는 잡초가 아니라 7월의 야생화, 타래난초’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산으로 들로 우리 꽃을 찾아다니는 이들 중에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된 계기로 타래난초와의 만남을 꼽는 이가 여럿 있을 만큼 첫인상이 강렬한 야생 난초입니다.

그런데 첫눈에 사람을 사로잡는 타래난초의 매력은 동서의 구분이 없나 봅니다. “나는 지중해를 굽어보는 넓고 기름진 평원에서 이 꽃을 찾았다. 털이 난 늘씬한 자태, 솜털이 보송보송한 줄기에는 꽃들이 나선형으로 줄기를 잡았다. 꽃부리가 하나하나 열리는 품이 마치 항성의 궤도에 키스를 하는 듯하다.” 프랑스의 식물학자 이브 파칼레(Yves Paccalet)는 <꽃의 나라>란 책에서 타래난초류의 하나인 스피란테스 스피랄리스(Spiranthes spiralis)를 처음 만났을 때의 감동을 전하면서 ‘님프의 하얀 젖가슴보다 더 아름다운 난’이라고 극찬합니다.

▲흰 타래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piranthes sinensis (Pers.) Ames.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흰 타래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piranthes sinensis (Pers.) Ames.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타래난초의 또 다른 매력은 국내 100여 종의 야생 난초 가운데 보춘화·옥잠난초와 더불어 자생지나 개체 수가 가장 많은 3대 난초로 꼽힌다는 점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높고 깊은 오지의 자생지를 굳이 찾아가지 않더라도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쏟으면 주변에서 만나 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는 보편성이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6월에서 8월 사이 양지바른 풀밭이나 묘지 근처 잔디밭 등지에서 10~40cm의 꽃대가 올라와 길이 4~6mm의 꽃이 이삭 형태로 다닥다닥 달리는데, 이때 꽃이 배열된 형태가 꽈배기처럼 나선형이어서 타래난초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수십 개의 꽃이 한쪽 방향으로 연이어 달릴 경우 길고 가는 꽃대가 한쪽으로 쏠려 쓰러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나선형 꽃차례를 택했다는 게 식물학자들의 설명입니다. 그 결과 ‘똬리를 틀 듯 비비 꼬이다’라는 뜻의 ‘타래’라는 우리말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지요. 때문에, 처음 보는 순간 ‘예쁘다. 근데 이름이 뭐지?’ 하고 묻고서 ‘타래난초’라는 대답을 들으면 ‘아! 그럴듯하네’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꽃이 바로 타래난초입니다. 꽃 색은 대체로 붉은색이지만 옅은 분홍색 등으로 다소간의 변이가 있기도 하며, 흰색의 꽃은 아예 흰타래난초라고 따로 불립니다.

Where is it?

▲타래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piranthes sinensis (Pers.) Ames.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타래난초.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piranthes sinensis (Pers.) Ames.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앞서 설명했듯 전국이 자생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야생화가 그렇듯 한번 알아보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흔히 만날 수 있는데 첫 대면이 어렵다. 타래난초 또한 초보자에겐 굉장히 귀하게 여겨지는 야생화다. 때문에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수도권 인근에서 알려진 자생지 중 하나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천주교 소화묘원의 잔디밭이다. 인천 무의도 등산로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충북 괴산의 이만봉 아래 ‘분지제’ 제방은 흰타래난초의 자생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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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6.07.13 16: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예쁩니다~~

  2. 한라산펭귄 2016.07.27 15: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넘 좋아요..설명도 자세하고... 많이 배웠습니다.

  3. 2016.09.13 1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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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 봄! 봄이 왔어요.” 소리 높이 외치는 보춘화!

<2016-02-18 | 브라보마이라이프 bravo@bravo-mylife.co.kr>

 

 

▲보춘화. 학명은 Cymbidium goeringii (Rchb.f.) Rchb.f.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보춘화. 학명은 Cymbidium goeringii (Rchb.f.) Rchb.f.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자연은 이미 완성되어 있건만 예술가는 또 다른 완성을 꿈꾼다.” 어떤 책에서 읽은 글귀가 이 산 저 산 길섶에, 골짜기에, 벼랑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야생화들을 만날 때면 문득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너도바람꽃과 변산바람꽃, 복수초 등으로부터 시작해 쑥부쟁이와 구절초, 좀바위솔 등등 늦가을까지 피는 산꽃 들꽃을 쫓아다니며,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보겠다고 안간힘을 쓰지만 과연 이미 완성되어 있는 자연의 미를 제대로 전달하고는 있는지 회의가 들곤 합니다.

예로부터 매화와 국화, 대나무와 함께 4군자의 하나로 꼽혀온 난초,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야생난인 보춘화(報春化)를 대할 때면 그런 생각은 더 깊어집니다.

흔히 춘란(春蘭)이라고 불려온 보춘화는 이름 그대로 봄을 알리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야생의 모습보다는 예쁜 모양의 도자기 화분에 담긴 모습에 익숙하다 보니, 으레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 관상용으로 키우는 원예종 식물인 줄 알고 있지만, 아직 겨울의 찬 기운이 남아 있는 3~4월 야산에서 피는 야생종 난초입니다.

고급 도자기에 담긴 원예종 난초가 제아무리 우아미를 뽐낸다 한들 겨울의 끄트머리 수북한 낙엽더미 속에서 날렵하게 삐져나온 청초한 초록색 이파리 사이에 연황색 꽃대를 곧추 들고 선 야성적 아름다움에 비할까 싶습니다.

투명한 하늘과 짙푸른 바다가 배경이 되고, 눈부신 햇살이 무성한 잎과 꽃송이에 쏟아지며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자연의 미를 제아무리 고가의 난초인들 감히 흉낸들 낼 수 있으랴…. 오랜 세월 숱한 묵객들이 그려온 난 그림들이 자연에서 제멋대로 자라고 제멋대로 핀 보춘화의 고졸한 풍치에 버금이나 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보춘화. 학명은 Cymbidium goeringii (Rchb.f.) Rchb.f.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보춘화. 학명은 Cymbidium goeringii (Rchb.f.) Rchb.f.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주로 서·남해안 숲에서 자생하는 보춘화는 지역의 특성, 생육 환경 등에 따라 잎이나 꽃 등에서 많은 변이가 발견되는 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변이가 보춘화의 남획과 훼손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변이종의 가치를 높게 사던 일본에 수출할 목적으로 많은 판매상들이 마구잡이로 채취하기 시작했고, 국내 난 동호인들이 변이종 채집에 덩달아 나서면서 서·남해 해안지역에 흔하게 자라던 자생난들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글머리에서 밝혔듯 ‘이미 완성되어 있는 자연의 미’를 그저 바라보고 즐기면 되는 것을, 어리석은 인간들이 집으로 가져다 고가의 자기에 담아 더 멋지게 만들어 보겠다고, 저 혼자만 독점하겠다고 헛된 객기를 부리다 ‘야생난 멸종위기’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날이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걸 안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는 내용의 ‘세한도’가 유명합니다. 그런데 한겨울에도 늘 푸른 기상을 간직하고 있는 게 어찌 소나무와 잣나무뿐일까요? 하얀 눈으로 덮인 산기슭을 무심히 오고가는 투박한 등산화에 속절없이 짓밟히면서도 송백(松柏) 못지않게 푸르른 잎을 유지하는 풀들이 여럿 있습니다.

보춘화는 물론, 전국의 산에서 비교적 흔하게 보는 감자란도 비록 혹독한 추위에 질린 듯 검푸르지만, 여름철과 진배없이 푸르고 무성한 잎을 유지합니다. 특히 날렵하고 기품 있게 뻗은 잎이 일품인 보춘화는 땅속 알뿌리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고고성을 잉태한 채 한겨울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보춘화. 학명은 Cymbidium goeringii (Rchb.f.) Rchb.f.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보춘화. 학명은 Cymbidium goeringii (Rchb.f.) Rchb.f.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Where is it?

남부 및 중·서부 해안가, 도서 지역은 곳곳이 보춘화의 자생지이다. 보춘화의 북방 한계선이라고 일컫는 충남 안면도까지만 내려가면 안면도자연휴양림 앞산·뒷산 산책로 주변에서도 야생의 춘란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알려진 곳은 갈수록 개체수가 줄고 있어 풍성한 자생지를 만나려면 더 먼 남쪽이나 섬으로 가야 한다. 전남 고흥 봉래산이나, 가의도 등 남해 및 서해 도서지역에 가면 아직도 손때 묻지 않은 무더기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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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젤라스트 2016.03.16 1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이름이 "봄을 알리는 꽃"이로군요! 남쪽에 갈 일은 당분간 없으니 보춘화대신에 '봄맞이'를 찾아봐야겠어요. 잘 봤습니다!

    • atomz77 2016.03.16 17: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파트 한바퀴 도니 산수유,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고, 광대나물 냉이도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봄맞이꽃도 피겠지요~봄은 이미 사립문 위에 와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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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신부 부케를 똑 닮은 꽃 백서향!

<2016-01-28 | 브라보마이라이프  bravo@bravo-mylife.co.kr>
▲학명은 Daphne kiusiana Miq. 팥꽃나무과의 상록 활엽 관목.(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학명은 Daphne kiusiana Miq. 팥꽃나무과의 상록 활엽 관목.(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가뜩이나 녹지 공간이 부족한 도시에 겨울이 깊어지면 그야말로 잿빛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나마 눈이라도 내리면 잠시 낭만에 빠져보지만, 촘촘히 늘어선 시멘트 빌딩과 앙상한 겨울나무는 이내 삶의 활기를 앗아가기 일쑤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제주는 보석 같은 섬입니다. 한겨울에도 상록의 싱그러움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라산 정상이 흰 눈으로 덮여 있는 1, 2월에도 중산간 아래 숲과 들에는 동백나무와 종가시나무, 자금우, 백량금과 같은 늘 푸른 나무들이 푸름을 잃지 않고 있고, 동백나무는 물론 매실나무, 수선화는 ‘모든 생장 활동이 멎는 계절’ 겨울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붉고 희고 노란 꽃들을 앞다퉈 피워댑니다. 그중에서도 제주만의 특이한 지형인 곶자왈에서 피는 순백의 백서향(白瑞香)은 ‘제주의 겨울꽃’이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단연 돋보입니다.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 눈처럼 깨끗한 나만의 당신”이란 노랫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백서향 꽃은 키 1m 안팎의 늘 푸른 활엽 관목 가지 끝에 다닥다닥 달리는데, 그 향기는 온 숲을 뒤덮을 만큼 강렬합니다. 맑은 듯하면서도 강하고, 은은한 듯싶으면서도 깊고 그윽하고, 달콤한 듯하면서도 시원한 백서향 향기를 잊지 못해 매년 제주 숲을 찾는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당초 자주색 꽃이 피고 상서로운 향기가 난다는 중국 원산의 서향(瑞香)에 비해 흰색 꽃이 핀다고 해서 백서향이라고 불렸는데, 둘 다 그 향이 천 리를 간다고 해서 ‘천리향’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백서향은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 그리고 일본에도 자생하고 있는데 제주에서 자라는 백서향은 ‘제주백서향’(Daphne jejudoensis M. Kim)이라는 별도의 종으로 봐야 한다는 연구 논문이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제주백서향은 꽃받침통과 열편(꽃잎이 펼쳐진 부분)에 털이 없고 잎이 긴 타원형이며 제주도의 중산간 지역에서 자생하는 반면, 백서향은 꽃받침 통과 열편에 털이 있고 도피침형 잎을 가지며 남해 해안에서 자란다는 점에서 두 종이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지요. 2013년 우리나라 식물분류학회지에 실린 이 논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면 제주백서향은 우리나라의 고유 식물,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가지 끝에 수십 송이씩 달리는 제주백서향은 1월 중순 한두 송이 피기 시작해 만개하기까지 한 달 넘게 소요됩니다. 백서향이 자생하는 제주 곶자왈은 2월 내내, 아마 늦은 3월까지 긴 기간 찾는 이의 오감을 행복하게 만드는 힐링의 숲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학명은 Daphne kiusiana Miq. 팥꽃나무과의 상록 활엽 관목.(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학명은 Daphne kiusiana Miq. 팥꽃나무과의 상록 활엽 관목.(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where is it

백서향은 거제도 등 남해안과 제주도에서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도 백서향이 자생하는 지역은 특별하다. 숲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 ‘곶’과 자갈을 의미하는 ‘자왈’을 합친 곶자왈이란 독특한 지형에서 주로 자라기 때문이다. 이른바 용암 숲이 자생지인 셈인데, 제주백서향이 고유종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경우 곶자왈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식물이 된다. 동쪽으로는 동백동산으로 유명한 선흥곶자왈과 김녕곶자왈 일대, 서쪽에서는 저지곶자왈과 안덕곶자왈 일대가 대표적인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4년 제주시 조사에서도 88개 구역에서 145개체가 확인된 선흥곶자왈은 옛날 백서향의 천국이나 다름없었는데, 최근 무단 도채로 인해 개체수가 감소하고 자생지가 크게 좁아지고 있어 강력한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브라보마이라이프  2016년 1월호 bravo@bravo-my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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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6.02.03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서향이 천리향이라면 지난 봄 화개 십리벚꽃 구경 나섰다가 화개 어느 길가집 마당에 핀 꽃을 본 적 있습니다 화개는 3월 말에 피는군요 참 이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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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얼굴, 천의 표정을 자랑하는 광릉요강꽃!

 

<2015-12-09 브라보마이라이프 bravo@bravo-mylife.co.kr >
▲광릉요강꽃. 학명은 Cypripedium japonicum Thunb,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종 1급.(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광릉요강꽃. 학명은 Cypripedium japonicum Thunb,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종 1급.(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야생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이라면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꽃, 그리고 야생 상태의 꽃을 만나기를 로또복권 당첨만큼이나 소원하는 꽃, 그러나 정작 만나고 나면 혹시라도 소문이 퍼져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 애태우는 꽃, 바로 ‘광릉요강꽃’입니다. 오랜 세월 동호인은 물론 식물학자나 관련 부처의 지대한 관심과 사랑, 보호, 연구 대상이 되어 왔지만, 이렇다 할 안정적인 보전·증식 대책이 나오지 않아 여전히 ‘보호 대상 1호’ 신세를 면치 못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지각 있는 이들은 자신이 본 광릉요강꽃의 자생지를 밝히지 않는 것은 물론 꽃이 피어 있는 동안에는 꽃 사진 등의 공개를 금기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개화 시기인 5월 초가 아닌 한겨울에 광릉요강꽃을 소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31년 경기도 광릉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해서 ‘광릉’이, 타원형 꽃의 중앙이 움푹 파인 게 ‘요강’을 닮았다고 해서 ‘광릉요강꽃’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8㎝ 안팎의 꽃을 가운데 두고 앞뒤 대칭으로 펼쳐진 합죽선 형태의 넓은 잎 2장이 주름치마를 닮았다고 해서 ‘치마난초’라고도 불립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야생화, 특히 야생난 중에서 20~40㎝가량의 전초나 꽃의 크기는 물론 꽃의 생김새나 색상이 아름답고 활달하고 화려하기가 단연 손에 꼽을 만합니다.

옛날 중국 4대 미녀의 하나라는 서시가 지병인 심장병 통증으로 얼굴을 찡그리자 무엇이든 서시를 흉내 내면 아름답게 보일 거란 생각으로 뭇 여인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바람에 ‘효빈(效嚬)’이란 말이 생겼다는데, 광릉요강꽃에서도 그런 전천후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잎이든 줄기든, 어린 꽃봉오리든 만개한 꽃이든 시들어 가는 꽃이든, 햇살이 역광이든 순광이든, 백의 얼굴로 천의 표정으로 보는 이에게 각양각색의 황홀감을 선사합니다. 어떤 꽃은 어릿광대의 몸짓으로, 어떤 꽃은 하회탈의 웃음으로, 또 어떤 꽃은 절세미인의 요염한 표정으로, 또 다른 꽃은 시골 처녀의 순박한 미소로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합니다.

세계적으로 일본과 대만에도 자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도 포천과 가평, 강원도 화천, 전북 무주, 전남 광양 등 6개 산악지역 18곳에서 모두 800~1000개의 개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그중 순수한 자생 개체는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릉요강꽃은 희귀성과 뛰어난 관상미 등으로 여전히 남획의 위험에 처해 있는데, 자생지에서 강제로 옮겨지면 길어야 2~3년 안에 거의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생 관계에 있는 자생지 토양 내 곰팡이균이 파괴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광릉요강꽃. 학명은 Cypripedium japonicum Thunb,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종 1급.(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원본보기
▲광릉요강꽃. 학명은 Cypripedium japonicum Thunb,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멸종위기종 1급.(김인철 야생화칼럼니스트)

 


Where is it?

국립공원인 덕유산을 비롯해 죽엽산, 천마산 등 주요 자생지의 경우 철조망을 두르고 보호·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다만 경기도 광릉 국립수목원에서는 몇 년 전부터 수목원 안에 펜스를 치고 광릉요강꽃을 공개하고 있다. 대량 뿌리증식에 성공한 강원도 화천의 한 보호시설로부터 몇몇 개체를 옮겨 놓고 일반에 공개하는 것. 이전에 복원한 광릉요강꽃을 통해 일반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줌으로써 실제 자생지들이 훼손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또 강원도 화천군 환천읍 동촌리에서는 마을 주민이 수십 년 전 평화의 댐 공사 부지의 광릉요강꽃 몇 개체를 인근 산에 옮겨 심은 뒤 독자적인 노력으로 500여 개체에 이를 만큼 대량으로 ‘뿌리증식’하는 데 성공한 군락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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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6.01.02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불알꽃, 다른 정확한 이름이 생각 안나네요
    그 꽃과 흡사한데
    그 꽃을 첨 보았던 때의 놀라움, 그 실물감
    올 봄엔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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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야생화 탐사의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좀딱취!

<2015-11-05 07:48 | 브라보마이라이프  bravo@bravo-mylife.co.kr >

 

▲'좀딱취' 학명은 Ainsliaea apiculata Sch.Bip.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좀딱취' 학명은 Ainsliaea apiculata Sch.Bip.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11월 만추(晩秋)의 계절입니다. 울긋불긋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던 단풍도 땅에 떨어져 찬바람에 이리저리 뒹구는 깡마른 나뭇잎일 뿐입니다. 갈수록 스산함만 더해가는 늦가을 숲 속이지만, 그러나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진주처럼 빛나는 영롱한 작은 꽃이 있습니다. 바로 좀딱취입니다.

꽃 찾아 전국을 떠도는 이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좀딱취를 보았으니 이제 한 해 꽃농사도 끝이구나….”

그렇습니다. 이른 봄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으로 시작된 꽃 탐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 바로 좀딱취입니다. 물론 개쑥부쟁이와 산국·감국 등 이미 9,10월에 피기 시작한, 이른바 들국화들이 늦게는 눈 내리는 초겨울까지 뒷동산을 지키겠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에서 10월 이후 새로 피는 가을꽃으론 아마 좀딱취가 유일할 것입니다.

 

▲'좀딱취' 학명은 Ainsliaea apiculata Sch.Bip.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좀딱취' 학명은 Ainsliaea apiculata Sch.Bip.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키가 작고 못난 사람을 좀팽이라고 비하하듯, ‘좀’자가 인간 세상에선 낮은 대우를 받지만, 자연계에선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란 말처럼 키도 작고 크기도 작지만 늦가을에 피는 좀딱취는 세상을 호령하고도 남을 만큼 의연하고 당찬 모습입니다.

 

▲'좀딱취' 학명은 Ainsliaea apiculata Sch.Bip.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원본보기
▲'좀딱취' 학명은 Ainsliaea apiculata Sch.Bip.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곰취 등 ‘취’자 식물과 마찬가지로 국화과인데, 꽃의 생김새는 단풍취와 비슷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맞습니다. 국화과 중에서도 단풍취·가야단풍취와 함께 국내에 자생하는 단풍취속 3종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름철에 피는 단풍취와 꽃 모양이 많이 닮았지만, 전초나 꽃의 크기는 키다리와 난쟁이만큼 차이가 납니다. 때문에 ‘딱취’란 식물의 존재를 알 수 없으니, 오히려 ‘좀단풍취’라고 부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국내의 경우 제주도 및 남부 지방에 자생한다고 하는데, 안면도 어름이 북방 한계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좀딱취' 학명은 Ainsliaea apiculata Sch.Bip.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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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딱취' 학명은 Ainsliaea apiculata Sch.Bip.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김인철 야생화 칼럼니스트)

 

제주도를 비롯해, 서남해안의 섬과 내륙의 그늘진 곳에서 주로 자생한다. 사진은 충남 태안 안면도 자연휴양림 뒤 숲에서 담았다.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안면도해물탕 주변에 주차하고 숲으로 100m 정도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1년 전인 2014년 10월 중순 특별한 경험을 했다. 중국인들이 ‘천하제일명산’이라고 주장하는 중국 안후이성(安徽省)의 황산(黃山)을 오르내리면서 좀딱취를 줄기차게 만난 것. 안면도 숲의 그늘진 곳에서 보았던 좀딱취가 해발 1864m의 황산 등산로 주변에서 연이어 꽃을 피웠는데, 가을 황산의 대표 야생화라 일컬어도 될 만큼 개체수도 풍부했다. 황산의 경우 위도로 북위 30도가 제주도보다 3도나 낮지만 해발 1800m가 넘는 고산으로 식생이 대략 제주도와 흡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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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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