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타고 내려오는 선남선녀들, 으름덩굴의 꽃!

<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6.04.25> 

 

으름덩굴과의 낙엽 활엽 덩굴식물, 학명은 Akebia quinata (Thunb.) Decne.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야생화의 매력에 빼져 들면 그저 길을 나서기만 해도 온통 시선이 땅바닥을 향하기 마련입니다. 동네 한 바퀴를 돌더라도, 깊은 계곡에 들더라도, 높은 산을 오르더라도 하늘은 올려다보지도 않고 온 정신을 길섶의 풀들에 집중하게 됩니다. 자칫 한 치 앞을 내다보지도 않아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무위자연은 또다시 말없이 가르침을 건네줍니다. 위도 쳐다보라고, 하늘도 바라보라고 무언의 선물을 한 다발 던져줍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천상의 꽃, 바로 으름덩굴의 꽃입니다.

.덩굴식물답게 커다란 나무를 타고 올라가 무성하게 가지를 뻗고 하늘을 가득 메울 듯 풍성하게 꽃을 피운 으름덩굴. 손바닥 모양의 연녹색 잎 5장이 가득 달린 것도 꽃 못지않게 예쁘다.

하늘에서 수도 없이 많이, 끊임없이 연이어 낙하산이 떨어지듯 꽃이 피어납니다.

총을 든 군인이 아니라, 꽃을 든 선남선녀(善男善女)들이 자줏빛 비단옷을 입고 공중 쇼를 펼칩니다.

 
 
자웅동주(雌雄同株) 식물인 으름덩굴의 암꽃과 수꽃. 그리고 암꽃과 수꽃이 함께 피어있는 모습. 3~6개의 굵직한 암술을 갖춘 암꽃이 6개의 자잘한 수술이 있는 수꽃에 비해 배나 크다. 그러나 꽃의 수는 수꽃이 암꽃보다 3배 정도 많다고 한다.

어린 시절 ‘코리안 바나나’라고 불리던 으름의 농익은 모습에 질펀한 단맛을 기대하며 한입 가득 물었다가 엄청난 양의 씨를 뱉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한 으름덩굴의 꽃이 이렇게 예쁜 줄 미처 몰랐습니다.

 
자갈색 일변도가 아니라 진한 보라색과 흰색 등으로 색의 변이를 보여주는 으름덩굴의 꽃. 주로 수꽃에서 색의 변이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게다가 암수 한 쌍의 꽃이 한 가닥 줄기에 함께 사뿐히 내려앉아 나란히 매달려 있으니,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3개의 큼지막한 꽃받침 잎을 우산처럼 쓰고 가운데 3~6개의 굵직한 암술이 있는 큰 꽃이 암꽃입니다. 역시 꽃잎처럼 보이는 세 개의 작은 꽃받침 잎에 원형을 이룬 6개의 수술이 달린 자잘한 꽃이 수꽃입니다.

 
봄 연초록 숲을 배경 삼아 덩굴식물을 특성을 활용해 유연한 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으름덩굴.

참 세상은 넓고 꽃은 다양하지요?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는 등 자연과 벗하는 것은 관찰력을 기르는 일과 마찬가지입니다. 하나하나 세세히 살피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으름덩굴의 꽃을 하나하나 살피다 보니 이번엔 암수의 차이뿐 아니라, 꽃마다 색이 뚜렷하게 차이 나는 게 한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엔 다 같은 자갈색으로 보이더니, 차차 흰색에 가까운 꽃, 그리고 진한 보랏빛 꽃으로 구별됩니다. 색의 변이가 많다는 걸 알게 됩니다. 중국과 일본에도 분포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황해도 이남의 해발 50~1,300m 산야에 자생한다는 설명으로 미뤄볼 때 따듯한 기후에서 더 활기를 띠는 남방계 식물에 가깝다는 뜻인 듯싶은데, 제주도 어느 곳에서나 풍성하게 자라며 하늘 가득 꽃을 피우는 게 그런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6.04.25>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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