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낯선 천국'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작가 김호경이 그 다다음 해

'구두는 모든 길을 기억한다'는 멋진 제목의 소설로 

"당신의 구두는 당신이 한 일을 안다."고 갈파했듯,

사진 일을 하는 사람은 '카메라가 당신이 한 일을 안다'고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일전 파란 하늘이 하 좋아 신불산 정상에 올랐던 때.

'혹시나' 하고 내심 기대했던 설앵초나 숙은처녀치마는 '역시나' 모두가 지고 말았기에,

흰 구름 둥둥 뜬 파란 하늘이나 즐기자고 작정하던 중

능선 위에 풍성하게 핀 흰 꽃이 눈에 들어 그저 셔터를 눌렀던 것인데,

그것이 바로 '버릴 것 하나 없는 만병통치의 나무' 마가목이었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막 돋아나는 새순이 말의 이빨처럼 힘차다고 해서 마아목(馬牙木)이라 부르던 것이 

마가목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나무든 껍질이든 붉게 물드는 열매든 모두가 

약재로 쓰인다고 합니다.

높은 산에 주로 자생한다는데, 역시 영남 알프스의 하나인 신불산이 높은 산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주인은 뭐가 뭔지도 몰랐는데 카메라가 알고 담아주니,

카메라가 내가 한 일을 아는 게 아니라, 뭔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아는 듯해 고마울 뿐입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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