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벽돌을 차곡차곡

<논객닷컴  ( h t t p: / / w w w . n o ‘n g a e k.  c o m )   2019.09.25>

기억을 더듬어보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빨간벽돌로 지은 고딕풍의 낮은 건물들이 제법 있었다.
경제개발에 밀려 모두 유리집으로 바뀌고,
시멘트로 바뀌고
멋대가리 없는 민짜 건물로 바뀌고...
한 도시에 5개쯤이라도 남겼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리석은 질문 같지만
이러한 빨간벽돌의 고풍스런 건물과 집이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프랑스나 독일, 체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미국에 가장 많다.

이제라도 이러한 건물들을 지으면 후손에게 멋진 유산을 남겨줄 수 있음에도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빨간벽돌을 만드는 공장도 없고
벽돌을 쌓아 집을 짓는 벽돌공도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장이와 목수도 모두 사라진 오늘날이 아쉽기만 하다.
또한 내가 그 사람이 될 수 없다는 현실은 더욱 안타깝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지 11일 만에 9,288km를 달려 도착한 모스크바. 바실리 성당과 크렘린 등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 사이사이 빨간 벽돌로 지은 고딕풍의 건물이 눈길을 끈다. Ⓒ김인철
Ⓒ김인철

차이코프스키를 위하여

“내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여전히 작곡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이 말을 남기고 그는 자신의 곡이 초연되기 전에 사망했다.

누구냐 하면 차이코프스키(Pyotr Ilich Tchaikovsky, 1840~1893)다.
한번쯤 들어보았을 <백조의 호수>(The Swan Lake Op.20)와 <비창>(Pathétique)을 작곡한
러시아 대표 작곡가.

그의 손끝에서 금방이라도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퍼질 듯하다.
정말이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음악원 앞에 있는 차이코프스키 동상. 1866년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이 설립한 음악원의 교수로 임용돼 1878년까지 12년간 재직했는데, 지금은 아예 차이코프스키음악원으로 불린다. Ⓒ김인철
모스크바에 있는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작은 호수와 한가로이 노니는 물오리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도원의 이 호수에서 차이코프스키가 발레곡 ‘백조의 호수’의 영감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김인철
Ⓒ김인철

예술의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는 나라

웅장한 음악당을 지어놓고 그 안에 한국의 명음악가 초상화를 붙여놓는다면
누구의 사진이 걸릴까?
안익태, 홍난파, 정명훈, 윤이상....
내 얕은 지식으로는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다.
국악인은 김소희, 임방울, 이생강, 황병기...
역시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차이코프스키, 무소르그스키, 발라키에프, 스트라빈스키, 라흐마니노프...
이 외에도 열거하자면 족히 30명은 나올 텐데...
러시아에 이렇게 많은 음악가가 있는 것도 내 잘못이 아니다.

광활함, 지독한 추위, 다민족, 많은 인구, 굴곡 많은 역사가
위대한 음악가 탄생의 배경이 아닐까 싶다.
기차를 타고 러시아 대평원을 지나면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 아니 태어날 수 없음을
저절로 느낀다.

그에 비해 그 숫자는 적지만
한반도의 작은 국토에서 짧은 역사 동안 몇 명이라도 세계적 음악가가 태어난 것은
참으로 위대한 업적이랄 수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이 태어나겠지?

차이코프스키음악원 내 콘서트홀에서 열린 ‘유라시아 친선특급 및 한러수교 25주년 기념음악회’에 출연해 관중들의 열띤 환호에 답하는 소프라노 조수미 씨. 콘서트홀 천장에 걸린 러시아 음악인들의 초상화. Ⓒ김인철

Ⓒ김인철

 <글 김호경, 사진 김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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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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