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자 2월의 마지막 날이던 지난 28일
드디어 올들어 처음으로 본격적인 야생화산책에 나섰습니다.  
전날 홍릉수목원에서 풍년화와 복수초를 찍던 이들의 수근거림이 밤새 머리에 맴돌았던 탓이기도 하지요.
"천마산에 벌써 너도바람꽃이 올라왔대..."
불과 며칠전만해도 눈 천지였는데 '설마' '벌써'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꽃소식을 접한 이상 그냥 앉아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날따라 날씨가 워낙 포근해  오전중엔 나들이 인파로 도로가 붐빌 것으로 예상돼    
아예 점심을 먹고 천천히 길을 나섰습니다.
이리저리 샛길을 돌아 광주 분원리 인근 한강변 양지 바른 들판을 찾아갔지요.
혹시하고 길섶을 살피니 냉이꽃 한 송이가 소담스럽게 피어나 반기더군요.
주변을 돌아보니 광대나물에도 이제 막 붉디붉은 꽃눈이 맺었더군요.
일주일정도 후면 해맑은 어릿광대들이 세상을 진홍색으로 물들일 겁니다.
들녘의 냉이와 광대나물에 꽃눈이 나왔으니,  
산중의 너도바람꽃도 한,두송이쯤은 세상밖으로 소풍을 나왔을 터...
기대와 확신을 갖고 유명산으로 향했습니다.
산으로 드는 길 낯익은 촌로를 만나 꽃소식을 물으니 손사래를 칩니다.
"꽃은 무슨...어제그제 내린 비로 녹긴 했지만 겨우내 50Cm넘게 눈이 쌓였었는데..."
그래도 혹시 하고 계곡을 찾아 들어가니,
가여린 몸매의 너도바람꽃 몇송이가 반쯤 벙그러진 해맑은 얼굴로 세상 구경을 나왔더군요.
얼음장같은 땅바닥을 뚫고서 말입니다.
자연의 신비!  생명의 신비! 계절 변이의 신비!
해마다 너도바람꽃을 대할때면 저절로 떠오르는 한결같은 탄사입니다.
사족:포근하던 날씨는 바로 다음날인 3월 1일 폭설로 변해 강원도 일대에 최고 50센티미터 가량의
       눈이 내렸다는데...바로 산으로 달려가면 눈에 갖힌 너도바람꽃의 설중화를 촬영할 수 있는데,
       그만 늦장을 부리다가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분명 이달안에 또다시 기회가 오겠지요.
       그때는 꼭 설중화를 잡아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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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0.03.04 1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하디 귀하신 꽃님을 모셨군요 이리저리 헤매는 일, 좋았겠습니다 요즘은 댓글 달 새도 없어 그냥 보고 지났습니다 드뎌 .....봄봄봄, 좋은 꽃소식과 함께 기쁘고 즐겁겠습니다~~ 아자~~ 근데 천마산...하니 불현듯 생각이 나데요 천마산엔 죽어도 아니 가리라던 생각....ㅋ

  2. 들꽃처럼 2010.03.05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찬바람 잦아든지가 며칠이나 됐다고 꽃이...
    춥든 덥든 시간 흘러가는대로 자연은 돌아가나봅니다.
    6일이면 경칩이니, 개구리도 튀어나올테고...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설중화를 기대합니다.

  3. 낭만인생 2010.03.05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봄기운이 느껴지네요.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 많은 야생화들이 활짝 필 것 같아서.. 행복해집니다.
    멋진 사진 잘보고 갑니다.

  4. 2010.03.08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tomz77 2010.03.09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다만 자생지 보호를 위해 촬영지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하는 것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