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길이 추노질하듯' 변산아씨 잡으러 멀리 변산반도를 가야 할까,
횡하니 배 타고 바람처럼 서해 앞바다의 섬으로 떠나야 할까?
고민하다가 에이 모르겠다 가까이에 있는 경기 서부 산에나 가보자 하고 
토요일이던 지난 3월 7일 또다시 대책없이 길을 나섰습니다.
초행길인데다, 늘 혼자 다니는 단독산행이니 잘 된다는 보장도 없이 말입니다.
내비게이션이 가라는대로 운전해 차를 대고 초입에 들어서니 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네요.
마침 아침운동 중인 분이 계셔서 꽃 소식을 물으니 '이런 날씨에 왠 꽃타령이냐'는 표정입니다.
재수보기로 급경사 길을 버리고 큰길을 따라 오르니 어허! 계곡이 점점 깊어지네요.
옳다구나 이거로구나! 쾌재를 부르며 조금 오르다 계곡 아래로 내려서니 
해맑은 표정의 변산애기씨들이 여기저기서 방긋방긋 눈인사를 합니다.
이제 필요한 건 아침햇살,시간을 죽이며 주변을 살펴보니 여기저기 현호색도 막 꽃망울을 터뜨리려 합니다.
1990년대 들어 전북 부안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란 이름이 붙은 꽃.
꽃잎처럼 보이는 흰색의 넓은 이파리가 실제는 꽃받침이고,
그 안에 나팔처럼 생긴 10여개 안팎의 녹황색 깔데기들이 꽃잎입니다. 
제주도에서 세복수초가 1월중 이미 피어나 새해 야생화 개화를 알린다면,
아마 내륙에서는 변산반도의 변산바람꽃이 2월중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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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agang 2010.03.09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셨습니다. 부지런한 사람만 찍을 수 있다는 변산바람꽃, 복수초이지요. 추천 꽝입니다.

    • atomz77 2010.03.09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저는 그래도 일정한 장소에 고정돼 있는 놈들 잡으러 다니는데/님께선 '사라져 가는' 움직이는 군상들을 주로 잡으러 다니시니 마음고생이 어떠할지 그저 짐작만 할뿐입니다/

  2. 들꽃처럼 2010.03.09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꽃잎같은게 꽃받침이라니...
    담에 만나면 자세히 살펴보야겠습니다.
    아무리 꽃샘 추위라해도,
    이제는 꽃소식이 계속 들려오겠네요.

  3. 보름달 2010.03.10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대설이 내린 날은 무서운 세상을 얼마나 실감할까 생각을 하지요..
    바로 어제 또 다녀 왔거든요..

    해맑은 변산아씨의 고운 자태..
    감사드립니다
    기다려 지는 야생화의 산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