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값

글/길섶에서 2008.11.25 17:43
아흔 살 노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칠순 아들이 색동옷 입고 재롱을 떤다.언젠가 TV 장수마을 프로그램에서 본 장면이다.효(孝)란 ‘이 나이에' 하는 거드름 없이 부모가 원하면 주저없이 하는 것이란 메시지가 담겼던 것 같다.

지난 주말 한 모임에서의 일이다.육십대의 선배가 “왜 인사를 안 하느냐.”고 후배를 나무란다.‘오랜만이어서 잘 몰라 봤다.’며 사과하는 데도 막무가내로 하대를 하자 “나도 낼 모레면 쉰살”이라며 대거리를 한다.‘나이가 벼슬’인 양 서로 ‘나이 대접’을 해달라는 이 실랑이에서 ‘사오정’(사십오세 정년)이니 ‘오륙도’(오십육세까지 직장에 있으면 도둑)니 하는,나이·서열·기수 파괴의 바람 앞에 불안해 하는 중장년층의 불편한 심사가 느껴졌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나이가 들수록 부끄러움을 알고,‘나잇값’ 하게 하는 어른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초등학생들 사이에 유행했다는 ‘아기철학자’ 시리즈가 생각난다.“산다는 건 뭘까.나도 곧 7살이 되는데.우리 나잇값 좀 하고 살자.”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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