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서도 눈발이 날렸으니 필히 '설중화(雪中花)'를 만나리라 작정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주말이던 지난 4월 13일 이야기입니다. '헌데 4월 중순인데 가능할까' 내심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아니 분명 있을거야' 자문자답하며 즐겨찾던 '꽃밭'으로 갔습니다. 산 초입에 들었을때 주위에 눈 흔적을 찾기 어렵더군요.'낭패로군'.그러나 30여분쯤 올라가니 멀리 정상 인근 산 기슭 곳곳에 쌓여 있는 게 보이더군요.

'그러면 그렇지, 1000m 넘는 산인데, 평년에도 눈이 켜켜이 쌓여 얼음덩이로 남아있었는데, 올해 4월에도 늦은 눈이 내리지 않았던가' 그렇습니다. 꽃이 핀 뒤 살짝 눈이 내려 '눈 속의 꽃'이 연출되는, 그런 설중화하고는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눈 속에서 싹을 틔워 꽃이 핀, 원조 설중화가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겨우내 내린 눈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두터운 얼음장판을 뚫고 올라온 꽃대에서 하나둘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모데미풀을 비롯해 너도바람꽃,복수초,꿩의바람꽃,얼레지,박새가 눈구덩이에 갖혀 있었습니다.  

대단한 4월의 '설중'야생화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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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타 3피'라고 하던가요. 심심풀이 고스톱판 용어이지요.그렇습니다. 저번 날 동강할미꽃 보러 산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산 중턱에서 '청'노루귀와 '분홍'노루귀,'흰'노루 가 한데 어울린 노루귀 밭을 만났습니다. 먼저 솜나물과 함께 그야말로 1타3피의 행운을 만난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봄 날 시커먼 낙엽더미에서 솟아나는 '청' 노루귀를 볼 때마다, 그 진한 파란색을 볼 때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에서 만나곤 하는 '신비의 청색'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늘은 믿을 수 없이 파랗고...천상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푸른색..."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멀리 남쪽에서 벌써 한달전쯤 피고 진 노루귀가 경기,강원 북부지역에선 이제 막 한창 때를 구가하고 있더군요.아직도 한 열흘 이상 더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남과 북의 땅 길이가 짧은 듯해도, 꽃의 영토는 결코 작지 않아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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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여울 2013.04.19 1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도 그곳에 댕겨 봅시다,,,,

4월 날씨가 하 수상하다보니 하늘에서 '노오란' 눈이 내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럴 수 밖에요. 마포보건소에 일보러 갔는데, 막 점심시간이 시작된 직후여서 오후 1시 이후에 다시 방문하라는 말에 "낭패로군!" 하며 옥상 정원을 내다보는데 연노랑 꽃들이 휘날리니 '또 눈발이 날리나' 했지요. 헌데 가만보니 노란 꽃송이들이 하늘하늘 봄바람에 날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짐작되는 바 있어 문을 열고 다가가 보니, 역시 멀리 지리산 일대에 자생한다는 히어리, 그 히어리 꽃이 피어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횡재수가~.남는 시간을 어찌 보낼까 하던 맘은 간데 없이 사라지고, 얼른 카메라 챙겨와야지 하는 욕심이 앞서더군요. 해서 횡하니 달려가 카메라를 가져와 도심 하늘정원의 히어리 꽃을 담았습니다.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 보호식물. 순수 한글이름의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지리산국립공원의 깃대종으로 지정된 식물. 순천 송광사 인근에서 발견된 납덩이같은 질감의 꽃잎을 가졌다고 해서 송광납판화란 별칭으로 붙은 꽃...아래서 보니 5장의 꽃잎이 활짝 펼쳐진 게 낙하산이 줄지어 내려오는 듯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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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여울 2013.04.19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고향에 무더기로 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