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꽃'자 들어갔을까. 바로 전에 올린 가시여뀌만해도 앙증맞은 그 미모가 여느 꽃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데...'꽃여뀌'는 얼마나 예쁘길래 감히 '꽃'자를 달고 살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 만나보니 과시 허언이 아니었습니다.개여뀌 가시여뀌 바보여뀌 이삭여뀌 장대여뀌 등 국내에 자생하는 여뀌가 30여 종류나 되지만 그 중 제일은 꽃여뀌라더니...자세히 들려다보니 크기는 작지만 도도한 게 매화랄까,연분홍 벚꽃을 연상케 하는 미모는 이게 그저 들판에서 저홀로 피고지는 '이름없는' 풀꽃이런가,잡초의 꽃이런가 싶습니다.  

여뀌는 한자로는 요화(蓼花)라고 불립니다.또 도랑이나 논 등 물가에 피는 붉은 꽃이라 뜻의 수홍화(水紅花) 란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정철이 지은 성산별곡에는 홍요화(紅蓼花)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지요.  
"닷짝 마른 늘근 솔란  釣臺예 셰여 두고/그 아래 배랄 띄워 갈 대로 더뎌 두니/ 紅蓼花 白頻州 어나 사이 디나관대"
(바짝 마른 늙은 소는 낚시대에 세워놓고/그 아래로 배를 띄워 내버려두니/붉은 여뀌와 하얀 마름꽃이 핀 모래톱 사이로 지나가네)"

지난 10월말 비 오고 바람 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중부지역 들녁으로 달려가 꽃여뀌 암꽃과 수꽃을 만났습니다.적지 않은 식물들이 암꽃과 수꽃을 따로 피우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수컷인 장끼가 까투리보다 더 화려하듯 식물의 세계에서도 수꽃이 암꽃보다 꽃도 크고 색도 더 화려하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암술과 수술이 각 3개와 8개씩인데 암꽃은 암술이,수꽃은 수술이 더 길게 밖으로 삐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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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찬흠 2012.11.11 2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틈틈히 블로그 통해 야생화 구경하는 사람입니다.
    늘 고맙게 구경하고습니다.
    마침 '홍료화'(여뀌) 구경하다가 <성산별곡>의 구절을 인용하셨길래 매우 반가웠습니다.
    자주 접하는 작품이거든요.
    그런데 "짝 마즌 늘근 솔란 조대에 셰여 두고'의 의미는 ' 두 그루 오래된 소나무를 낚시하는 바위에 세워 두고'로 풀이합니다. 즉 '두 그루 노송 아래서 낚시를 하는...' 장면인 거죠.
    주제 넘게 댓글 단 것 용서하시어요.
    늘 블로그에서 야생화 자료 보고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감사의 표시로 댓글 남기는 것이니까요.
    늘 건강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보여 주세요. 꾸~벅

    • atomz77 2012.11.12 0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도움말씀,더 나은 글쓰기를 위해 귀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2. 정찬흠 2012.11.12 2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에 손수 답 주셔서 감사 무량입니다.
    선생님 해설 글에서 늘 깊이 있는 내공과 진한 서정 느낀답니다.
    식물학적 해설과 문학적 감성이 결합돼 있어서요.
    오늘도 좋은 사진 감사히 보고 가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장미와 가시는 일심동체라고 할까요.꽃이 예쁘니 가시가 있고,가시가 있으니 꽃이 예쁘고,꽃이 예쁘니 장미라 부른다? 무슨 말을 할려는 건지 스스로 생각해도 헷갈립니다.

암튼 명색이 '가시'라는 접두어가 붙었으니 그 꽃이 '한미모'하리라고 짐작하시겠지요.실제 카메라로 들여다 본 가시여뀌의 핑크빛 꽃봉오리는 아~하~하고 탄사를 뱉을 만큼 앙증맞고 예쁘답니다.

가시같은 솜털이 가을 햇살에 빛나는 것도 볼만하고,솜털 무성한 꽃대의 그림자를 담은 연두색 잎새도 청초합니다. 꽃봉오리가 벌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모두가 닫혀 있습니다.그래도 '작은 것이 아릅답다'는 말이 역시 빈말이 아님을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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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07 1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tom77 2012.11.07 17: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저 들과 산에 홀로 피고지는 꽃들이 정말 예쁘지요/사진은 그 아름다움의 극히 일부만을 재현할뿐입니다/

 

지난 토요일 뒷동산에 오른 건 순전히 야고때문이었습니다.인터넷에 제주도 야고 사진이 오른 걸 보고 같은 제주산(産) 하늘공원 억새밭에도 아직 야고가 있지 않겠나 생각했습니다.그런 짐작은 맞아 떨어져 11월초순임에도 억새밭 사이사이에 키작은 야고들이 여전히 핑크빛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야고와의 반가운 해후 뒤 동네 한바퀴 어슬렁대니 이번엔 진한 향의 산국더미가 유혹합니다.역시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지요.모처럼 카메라를 잡아드니 이번엔 멋진 나비 한마리 찾아와 갖은 포즈를 취해주네요.짙은 가을색을 배경으로 갈색의 점박이 나비가 춤을 추니 그 또한 볼만한 정경이었습니다.지난 10월초 한탄강가에서 만난 풍성한 산국다발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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