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모든 것에 인연이란 게 있는가 봅니다.

보고 싶어한다고,찾는다고,찾아간다고 다 만나지는 게 아니고 인연따라 만나기도 하고 못 만나기도 하고 그런 건가 봅니다.

전국 각처의 산과 들에 흔히 산다는 민백미꽃이 제겐 그런 꽃의 하나였습니다.수년 동안 이 산 저 산 다녔지만 만날 인연이 없어서였는지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했던 꽃입니다.

그 민백미꽃을 한라산 영실 초입부터 윗세오름까지 사이 곳곳에서 숱하게 만났습니다. 6월 중순 한라산 곳곳에 하얀색으로 피어있는 꽃 중 가장 흔한 종이 민백미꽃과 찔레꽃,또 그 다음이 산딸나무꽃이었습니다.

찔레꽃머리 계절 녹음이 짙어가는 한라산 숲 속에서 수수한 순백의 단색으로 빛나던 꽃, 민백미꽃이 억겁의 인연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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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고향~'으로 시작되는 노래말이 있듯 따듯한 남쪽나라 제주에는 정말 찔레꽃이 많았습니다.

찔레꽃이 필 무렵의 초여름을 일컫는 순우리말이 찔레꽃머리라고 하던가요.그 찔레꽃머리이던 6월 중순 제주도 바닷가는 물론 한라산 여기저기에 찔레꽃이 하얗게 하얗게 피어있었습니다.

물론 바닷가 바위에 바싹 달라붙어 기는 듯 옆으로 번지며 피는 일명 '땅찔레꽃'은 돌가시나무로, 산이나 들에 피는 찔레꽃과는 엄밀하게 말해 종이 다릅니다.  

동트는 새벽 바닷가에서 검은 현무암 바위를 타고 여기저기 피어있는 땅찔레꽃을 처음 만난 건 예기치 않은 행운이었습니다.

영실에서 시작된 한라산 등반길에 바위절벽을 배경으로 서 있는 오리지널 찔레꽃의 진한 향기를 맡은 것 또한 망외의 소득이었고요.

덕분에 제주도에 머무는 동안 곳곳에서 소리꾼 장사익의 '찔레꽃' 절창이 들려오는 듯한 환각에 빠졌습니다.

""하얀 꽃 찔레꽃/순박한 꽃 찔레꽃/별처럼 슬픈 찔레꽃/달처럼 서러운 찔레꽃//찔레꽃 향기는/너무 슬퍼요/그래서 울었지/밤새워 울었지//찔레꽃 향기는/너무 슬퍼요/그래서 울었지/목놓아 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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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2.06.29 0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땅찔레꽃...풍경과 어우러진 땅찔레꽃과 이야기..이야기가 잔뜩 묻어나네요 취해서 사는 방법도 가지가지지만 꽃에 취해 사시니 ..부럽네요~~ ^^

    • atom77 2012.06.29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습니다/꽃 찾아다니는 재미 없었으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많은 날들을 어찌 보낼지 막막했을 겁니다/산꽃들꽃이 주는 행복을 블로그 찾는 모든 분들도 함께 누리시길...

얼마전 산이 높으면 꽃 색도 더 진해진다고 썼는데,검은색 현무암 사이에 핀 갯까치수영을 보니 까만 바위가 흰색을 더 희게,연두색 잎은 더 진한 연두색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제주에서 피는 꽃은,거기가 산이든 바닷가든 상관없이 뭍에서 피는 꽃과는 다릅니다.    

갯까지수영도 바닷가에서 핀다는 뜻의 갯자가 그냥 붙은 게 아닙니다.같은 쌍떡잎식물 앵자목 앵자과의 여러해살이풀이기는 하지만, 뭍에서 피는 까치수염과는 전체적인 꽃의 형태가 사뭇 다릅니다.

중부 이북지역은 긴 가뭄이 이어지면서 비,구름 본지가 오래 되었는데,지난주 월요일 제주도에선  하루종일 비가 오고 먹구름이 섬 전체를 뒤덮었습니다.해서 활짝 핀 갯까치수영는 못 만났지만 그런대로 제주도 특유의 분위기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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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버드나무 2012.06.27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게 있는 명화 한 편 감상한 거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왠일일까요 구부러진 해안선과 몰려드는 구름이 억장에 억수 품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