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이 시대의 화두가 되다시피한 이 말이 이제는 기상에도 해당되는가 싶은 경험을 했습니다.
어제 서울은 물론 멀리 남쪽 부산에까지 폭설이 내려 전국이 눈천지로 바뀌었지만,
그 전에 이미 강원도는 물론 인접 경기 동,북부 지역도 온통 눈세상이더군요.
앞서 소개했듯 지난 토요일 경기 서쪽 산에서 변산아씨를 만나 '이제는 화사한 봄이로구나' 했었는데...
바로 다음날인 지난 7일 경기 동쪽 산에서는 발목위까지 차오르는 눈 때문에 꽃찾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같은 경기도인데도 한쪽은 온 산에서 봄기운이 느껴지고, 또다른 쪽은 한겨울 눈밭이라니...
꽃밭이던 산 기슭은 얼음벌판으로 변했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은 둔덕과 바위 가장자리 등 눈이 쓸려내려간 경계지점에서 몇 송이 너도바람꽃을 만난 것입니다.
그 경계지점에 홀로 외로이,그러나 당당하게 선 너도바람꽃의 의연한 모습을 배경으로 설중화를 찍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3월중 설중화(雪中花)를 선사하겠다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쁨니다.
어제 내린 눈이 이번 주말까지 녹지않는다면 아마 더 많은 '눈속의 꽃'을 볼수 있겠지요.

 

 
  
Posted by atom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초록버드나무 2010.03.13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 어쩌다 댓글이 두 차례나 올라갔나 싶어 지우려 해도 삭제는 안되는군요 게발새발 댓글을 달다보니 갈비뼈와 빗장뼈 새로 속내도 훤히 보이고 이런 게 아닌데 싶은 생각도 드네요 허나 칭찬을 멈출 순 없어요 되는 대로..... 좌우간 댓가 없는 헌신으로 한 철 한 철 취해 지내다 보면 일생이 되겠네요 어쩌면 누구 보다 맑은 생일 수도......아자~~~~ 좋은 주말 되시어요

  2. 들꽃처럼 2010.03.15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다리던 설중화의 모습이...
    너무 깨끗하고 이뻐 보여요.

'대길이 추노질하듯' 변산아씨 잡으러 멀리 변산반도를 가야 할까,
횡하니 배 타고 바람처럼 서해 앞바다의 섬으로 떠나야 할까?
고민하다가 에이 모르겠다 가까이에 있는 경기 서부 산에나 가보자 하고 
토요일이던 지난 3월 7일 또다시 대책없이 길을 나섰습니다.
초행길인데다, 늘 혼자 다니는 단독산행이니 잘 된다는 보장도 없이 말입니다.
내비게이션이 가라는대로 운전해 차를 대고 초입에 들어서니 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네요.
마침 아침운동 중인 분이 계셔서 꽃 소식을 물으니 '이런 날씨에 왠 꽃타령이냐'는 표정입니다.
재수보기로 급경사 길을 버리고 큰길을 따라 오르니 어허! 계곡이 점점 깊어지네요.
옳다구나 이거로구나! 쾌재를 부르며 조금 오르다 계곡 아래로 내려서니 
해맑은 표정의 변산애기씨들이 여기저기서 방긋방긋 눈인사를 합니다.
이제 필요한 건 아침햇살,시간을 죽이며 주변을 살펴보니 여기저기 현호색도 막 꽃망울을 터뜨리려 합니다.
1990년대 들어 전북 부안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란 이름이 붙은 꽃.
꽃잎처럼 보이는 흰색의 넓은 이파리가 실제는 꽃받침이고,
그 안에 나팔처럼 생긴 10여개 안팎의 녹황색 깔데기들이 꽃잎입니다. 
제주도에서 세복수초가 1월중 이미 피어나 새해 야생화 개화를 알린다면,
아마 내륙에서는 변산반도의 변산바람꽃이 2월중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atom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agang 2010.03.09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셨습니다. 부지런한 사람만 찍을 수 있다는 변산바람꽃, 복수초이지요. 추천 꽝입니다.

    • atomz77 2010.03.09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저는 그래도 일정한 장소에 고정돼 있는 놈들 잡으러 다니는데/님께선 '사라져 가는' 움직이는 군상들을 주로 잡으러 다니시니 마음고생이 어떠할지 그저 짐작만 할뿐입니다/

  2. 들꽃처럼 2010.03.09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꽃잎같은게 꽃받침이라니...
    담에 만나면 자세히 살펴보야겠습니다.
    아무리 꽃샘 추위라해도,
    이제는 꽃소식이 계속 들려오겠네요.

  3. 보름달 2010.03.10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대설이 내린 날은 무서운 세상을 얼마나 실감할까 생각을 하지요..
    바로 어제 또 다녀 왔거든요..

    해맑은 변산아씨의 고운 자태..
    감사드립니다
    기다려 지는 야생화의 산책입니다..^^

일요일이자 2월의 마지막 날이던 지난 28일
드디어 올들어 처음으로 본격적인 야생화산책에 나섰습니다.  
전날 홍릉수목원에서 풍년화와 복수초를 찍던 이들의 수근거림이 밤새 머리에 맴돌았던 탓이기도 하지요.
"천마산에 벌써 너도바람꽃이 올라왔대..."
불과 며칠전만해도 눈 천지였는데 '설마' '벌써'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꽃소식을 접한 이상 그냥 앉아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날따라 날씨가 워낙 포근해  오전중엔 나들이 인파로 도로가 붐빌 것으로 예상돼    
아예 점심을 먹고 천천히 길을 나섰습니다.
이리저리 샛길을 돌아 광주 분원리 인근 한강변 양지 바른 들판을 찾아갔지요.
혹시하고 길섶을 살피니 냉이꽃 한 송이가 소담스럽게 피어나 반기더군요.
주변을 돌아보니 광대나물에도 이제 막 붉디붉은 꽃눈이 맺었더군요.
일주일정도 후면 해맑은 어릿광대들이 세상을 진홍색으로 물들일 겁니다.
들녘의 냉이와 광대나물에 꽃눈이 나왔으니,  
산중의 너도바람꽃도 한,두송이쯤은 세상밖으로 소풍을 나왔을 터...
기대와 확신을 갖고 유명산으로 향했습니다.
산으로 드는 길 낯익은 촌로를 만나 꽃소식을 물으니 손사래를 칩니다.
"꽃은 무슨...어제그제 내린 비로 녹긴 했지만 겨우내 50Cm넘게 눈이 쌓였었는데..."
그래도 혹시 하고 계곡을 찾아 들어가니,
가여린 몸매의 너도바람꽃 몇송이가 반쯤 벙그러진 해맑은 얼굴로 세상 구경을 나왔더군요.
얼음장같은 땅바닥을 뚫고서 말입니다.
자연의 신비!  생명의 신비! 계절 변이의 신비!
해마다 너도바람꽃을 대할때면 저절로 떠오르는 한결같은 탄사입니다.
사족:포근하던 날씨는 바로 다음날인 3월 1일 폭설로 변해 강원도 일대에 최고 50센티미터 가량의
       눈이 내렸다는데...바로 산으로 달려가면 눈에 갖힌 너도바람꽃의 설중화를 촬영할 수 있는데,
       그만 늦장을 부리다가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분명 이달안에 또다시 기회가 오겠지요.
       그때는 꼭 설중화를 잡아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다.  
 
Posted by atom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초록버드나무 2010.03.04 1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하디 귀하신 꽃님을 모셨군요 이리저리 헤매는 일, 좋았겠습니다 요즘은 댓글 달 새도 없어 그냥 보고 지났습니다 드뎌 .....봄봄봄, 좋은 꽃소식과 함께 기쁘고 즐겁겠습니다~~ 아자~~ 근데 천마산...하니 불현듯 생각이 나데요 천마산엔 죽어도 아니 가리라던 생각....ㅋ

  2. 들꽃처럼 2010.03.05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찬바람 잦아든지가 며칠이나 됐다고 꽃이...
    춥든 덥든 시간 흘러가는대로 자연은 돌아가나봅니다.
    6일이면 경칩이니, 개구리도 튀어나올테고...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설중화를 기대합니다.

  3. 낭만인생 2010.03.05 1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봄기운이 느껴지네요.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 많은 야생화들이 활짝 필 것 같아서.. 행복해집니다.
    멋진 사진 잘보고 갑니다.

  4. 2010.03.08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atomz77 2010.03.09 1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다만 자생지 보호를 위해 촬영지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하는 것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