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바람꽃.

 

3월 하순 더없이 화창한 봄,

 

높은 산 고갯마루에서 만나는 특별한 변산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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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봄날의 환희를 노래하는, 남바람꽃!

<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6.04.18> 

학명은 Anemone flaccida F.Schmit. 미나리아재빗과의 여러해살이풀.

변산바람꽃으로부터 시작해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들바람꽃, 나도바람꽃, 회리바람꽃 등이 연이어 피었다가 지면서 찬란한 봄 ‘바람꽃들의 향연’이 끝나갈 즈음 대미를 장식하려는 듯 또 다른 바람꽃이 화사한 꽃잎을 열기 시작합니다. 바로 남바람꽃입니다.

 

연분홍 봄날을 찬미하듯 핑크빛 남바람꽃이 하늘을 향해 꽃잎을 활짝 열고 있다. 위가 지난 15일 제주도 중산간에서 만난 남바람꽃, 아래는 몇 해 전 전북 회문산에서 담은 남바람꽃이다.

찬바람이 남아 있던 3월 이미 피고 진 만주바람꽃에서 만주 벌판을 누비는 남정네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었다면, 한여름의 무더위마저 느끼곤 하는 4월 중순 만난 남바람꽃에선 열대 해변을 거니는 비키니 여인들의 요염함을 엿봅니다. ‘만주’와 ‘남’, 두 단어에서 비롯된 선입견이 뜬금없는 상상력을 불러온 탓이겠지만, 실제 꽃 생김새도 엉뚱한 주장을 그럴싸하게 뒷받침하기는 합니다. 특히 국내에 자생하는 다른 바람꽃들과 달리 남바람꽃은 연분홍색이 감도는 꽃잎(사실은 다른 바람꽃들과 마찬가지로 꽃받침 잎이 퇴화된 꽃잎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음)으로 인해 누구나 처음 보는 순간 환상적인 꽃 색의 매력에 한없이 빠져들게 됩니다. 그 뒤태가 예뻐, 젊은이건 나이 지긋한 노인들이건 가릴 것 없이 점잔 따윈 집어던지고 땅바닥에 털썩 엎드려 정신없이 바라보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곤 합니다.

 

한라산 품에서 풍성하게 피고 있는 남바람꽃. 개발과 남채의 위험에서 벗어나 오래오래 살아남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남방바람꽃은 자생지가 제주도 중산간과 경남 함안 반구정, 전북 순창 회문산 등 전국에 딱 세 군데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몇 해 전 한 야생화 동호인이 전북 구례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생지 한 곳을 더 발견했다고 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추가로 자생지가 발견됐다는 구례가 바로 1942년 박만규(1906~1977) 선생이 ‘조선의 남바람꽃’을 처음 발견했다고 한 곳이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1942년 보고한 자생지와 이번에 발견되었다는 곳이 구례군 내 같은 지역일 가능성은 낮지만, 암튼 아직까지 우리가 못 찾은 것일 뿐 더 많은 남바람꽃 자생지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입니다.

 

막 터지기 직전의 꽃봉오리와 싱싱하게 피어난 두 송이 꽃의 매력적인 모습.

그런데 60여 년 전 발견됐다고 이미 발표된 남바람꽃이 오랫동안 깜깜히 잊혔다가 2006년 제주도 한라산 해발 550m 숲에서 다시 발견돼 일부 언론에 미기록종 ‘한라바람꽃’으로 잇따라 보도되고, 이듬해 ‘제주미기록종 : 남방바람꽃’이란 논문으로 정식 보고되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한동안 ‘남방바람꽃’으로 불리는 혼선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남 함안과 전북 순창의 자생지 두 곳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남방바람꽃이란 통일된 이름으로 불리다 1942년 박만규 선생이 논문에서 지칭한 ‘남바람꽃’으로 원위치하게 된 것입니다.

갈라진 나뭇가지와 하늘하늘 피어난 남바람꽃이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같은 남바람꽃이되, 한라산과 함안· 순창의 꽃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산 꽃은 대부분 흰색이고 일부가 옅은 자주색을 띠는 정도인 데 반해, 함안과 순창의 꽃은 진한 자주색을 띠는 게 많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세 곳 모두 꽃을 정면에서 보았을 때는 흰색으로 같습니다. 다만 꽃 가장자리와 뒷면에 연분홍이나 자주색을 띠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는데, 제주의 남바람꽃이 다른 2군데의 꽃과 차이가 난다고 말할 정도로 흰색 일변도인지는 의문입니다. 보는 이를 유혹하는 연분홍 뒤태의 매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 걸 이번에 눈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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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고.

 

백합과 산자고속의 여러해살이풀.

 

서해 그 섬 기막힌 자리에 피는 산자고. 그 풍광에 매료돼 다른 곳의 산자고를 잊은 지 오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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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그 섬에 갑니다.

 

봄을 알리는 꽃, 보춘화 피는 그 섬이 그리워 열병을 앓다가 그예 다녀옵니다.

 

그 섬은 찾아온 이를 빈손으로 보내지 않습니다.

 

반갑게 맞아 한 아름 봄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내년 내후년 다시 또 그 섬에서 봄을 만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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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스런 황소를 닮은 토종 꽃, 쇠뿔현호색<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7. 04. 17>현호색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corydalis cornupetala Y.H. Kim et J.H. Jeong화사했던 벚꽃이 꽃비를 내리곤 지고 말았습니다. 꽃이 지는 게 눈에 보이니 화무십이홍(花無十日紅)을 실감하게 하는 대표적인 봄꽃으로 벚꽃을 손에 꼽지만, 이른 봄 피는 대개의 풀꽃이 열흘을 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굽니다. 그중 하나가 잡초처럼 피는 현호색이란 꽃입니다. 이르면 2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녹음이 짙어지면 꽃도 줄기도 이파리도 눈 녹듯 사라져 보통 사람들은 그런 꽃이 피었었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입니다.
 

자잘하고 가냘픈 풀꽃이지만 그 생김새에서 강인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쇠뿔현호색.

전국 어디에서나 잡초처럼 돋아나는데, 한순간 산비탈과 계곡에 가득 찼는가 싶다가는 순식간에 자취도 없이 사라집니다. 이런 현호색(玄胡索)을 보노라면, 자리를 탐하지 않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물러서는 풀꽃들의 생태가, 좋고 높은 자리를 탐하는 세속의 인간보다 한결 낫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순백의 흰색에서부터 연홍색까지 다양한 색의 변이를 보여주는 쇠뿔현호색.

현호색은 꽃 색은 물론 잎과 꽃 모양 등의 차이를 내세워 다른 종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적으로는 300종, 국내서도 20종 이상이 각각 별도의 종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현호색이든 꽃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포도송이처럼 생긴 총상(總狀)꽃차례에 풍성하게 매달린 개개의 꽃을 가만 들여다보면 작은 새들이 모여 지지배배 지저귀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종달새를 닮았다’는 뜻의 라틴어인 코리달리스(Corydalis)를 학명에 사용한 것으로 볼 때 현호색을 채집해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식물학자 또한 같은 생각을 한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위·아랫입술 꽃잎에 선명하게 새겨진 줄무늬와 아랫입술 꽃잎의 쇠뿔형 선단이 쇠뿔현호색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현호색은 땅속에 구슬 모양의 덩이줄기가 있어 ‘땅구슬’이라고도 불리는데, 지름 1cm 정도의 이 덩이줄기가 약재로 쓰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로 현호색이란 식물을 모르고, 그 꽃을 알지 못한다고 해도 많은 이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현호색을 약용으로 복용해왔으니 참으로 우리와 가까운 인연의 꽃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우리나라 최초의 등록상품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활명수’가 바로 창출·진피·후박 등의 한약재와 바로 현호색을 섞어서 만든 의약품입니다. 1897년에 탄생해 올해로 120년이나 된 의약품이니 많은 이들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복용했으리라 짐작됩니다.

 

이른 봄 전국 각지의 숲을 보랏빛으로 물들이는 현호색. 잡초처럼 돋아났다가 녹음이 짙어지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현호색·갈퀴현호색·난쟁이현호색·남도현호색·들현호색·섬현호색·완도현호색·왜현호색·점현호색· 조선현호색·좀현호색·줄현호색·진펄현호색·탐라현호색·털현호색 등이 국립수목원이 운영 중인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국내 현호색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현호색은 이 목록에 없는 쇠뿔현호색이란 종입니다. 2007년 신종으로 학계에 보고됐지만, 아직 정식 등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북 경산의 한두 군데 숲에서만 자생하는 쇠뿔현호색은 꽃의 ‘아랫입술 꽃잎(하순판)’과 ‘윗입술 꽃잎(상순판)에 짙은 자주색 두 줄무늬가 있으며, 특히 ‘아랫입술 꽃잎’ 양 끝이 뾰쪽하고 가운데가 반원형으로 움푹 들어간 게 전체적으로 쇠뿔 모양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쇠뿔현호색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2004년 신종으로 분류된 남도현호색. ‘안쪽 꽃잎’(내화판)이 V자로 파이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다른 많은 현호색에 비해 쇠뿔현호색에 유난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현호색의 가냘픈 속성을 극복한 듯한 강인함을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쇠뿔’이란 단어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기운, 즉 황소의 우직함 속에 내재한 용맹스러움을 자잘한 풀꽃에서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 개봉돼 292만 명이란 파격적인 관객 수를 기록한 독립영화 ‘워낭소리’에 나오는 늙은 황소의 우직함과, 그리고 이중섭의 황소 그림에서 느껴지는 강인하고 활기찬 힘으로 나른한 봄날을 이겨내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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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미나리아재비과 복수초속의 여러해살이풀.

 

겨울에서 봄 사이 우리나라 전역의 숲에서 피는 복수초.

 

가히 '봄의 전령사'라 일컬을 만큼 도처에서 황금색 꽃잎을 활짝 열고 산객들을 맞이합니다.

 

장한 그 모습을 보며 경배의 잔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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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미나리아재비과 노루귀속의 여러해살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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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바람꽃.

 

아 찬란한 봄이어라.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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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라 했던가요.

 

그런데 실은 꽃들도 외롭답니다.

 

개개의 꽃들이 워낙 개성이 강한 탓에 어쩔 수 없어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기는 하지만, 

 

그들도 더불어 함께 하는 삶의 기쁨을 잘 알고 있답니다.

 

어느 날 변산바람꽃을 만나 한참을 바라보며 짝사랑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옆자리를 둘러보니 복수초가 앙다물었던 꽃잎을 열고 나도 있다며 아는 체를 합니다.

 

너도바람꽃과는 아예 가까운 친구들이 어깨동무하듯 거의 한대 엉겨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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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릴 수 없는 봄 ‘숲의 여왕’, 얼레지!

<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7.04.03>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4월의 시작과 함께 ‘되돌릴 수 없는’ 봄이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더는 겨울옷이 필요 없는 화창한 봄날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지요. 화사한 날씨만큼이나 숲은 찬란합니다. 귀는 예서제서 삐죽빼죽 올라오는 새싹들로 요란하고, 눈은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꽃들로 현란합니다. 너도바람꽃과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들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노루귀, 복수초, 현호색, 제비꽃, 개불알풀, 광대나물 등등. 이른 봄 피는 풀꽃들이 한꺼번에 요란스럽게 피어나는 바람에 ‘꽃 멀미’를 할 지경입니다.

 
지난 3월 중순 경북 포항 구룡포 인근 산비탈에서 만난 얼레지. 중부·내륙 지방에 비해 보름 정도 빨리 개화했지만, 꽃잎을 활짝 열어 적힌 게 ‘바람난 여인’이란 꽃말을 실감케 한다

그렇게 피어나는 풀꽃 들꽃에겐 저마다의 매력이 있으므로 우열을 가린다는 건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이건만, 많은 이들이 하나같이 주목하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4월 ‘숲의 여왕’이라 일컫는 얼레지입니다. 어떤 이는 S라인의 팔등신 미인 같다고 하고, 어떤 이는 셔틀콕의 멋진 모습이 연상된다고 하는데, 6장의 연보랏빛 꽃잎을 뒤로 활짝 젖힌 모습이 제 눈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전성기 시절 우리에게 선사했던 환상적인 스핀 플레이와 똑 닮아 보입니다.

 
‘여기가 바로 천상의 화원’이라고 말하는 듯 온 숲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얼레지 군락.

처음 얼레지란 이름을 들었을 때 ‘엘레지(비가·悲歌)의 여왕’으로 불리는 원로가수를  떠올렸는데, 그 뜻과는 상관없고 초록색 잎에 갈색 얼룩이 있다고 해서 붙은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합니다. 또 ‘가재무릇’이라고도 불리고, 삶아서 말린 잎으로 묵나물을 해 먹으면 미역 맛이 난다고 해서 미역취라고도 불립니다. 나물로 먹을 정도라는 건 그만큼 개체 수가 많았다는 뜻인데, 지금도 4월 중순 경기·강원도의 높고 깊은 산에 가면 산비탈 전체가 얼레지 꽃밭으로 물드는 장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천하를 호령할 듯 도도하게 피어있는 흰얼레지. 꽃 색만 다르지만, 별도의 학명을 가진 별개의 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얼레지가 그렇게 잘 번지도록 돕는 매개체는 바로 개미라고 합니다. 얼레지의 씨에서 개미의 유충과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 이 때문에 개미들이 얼레지 씨를 열심히 자신들의 개미집으로 옮겨다 놓고, 그 덕분에 얼레지 씨는 안전한 땅속에서 싹을 틔운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그 씨가 바로 이듬해 결실을 거두는 건 아니고, 싹이 트고 꽃이 피기까지 무려 7~8년이 걸린다니 인간사든 자연계든 무엇이든 이루려면 긴 인고의 세월이 필요한 가 봅니다.

 
느닷없이 봄눈이라도 내리면 기온이 20도 이상은 올라야 꽃잎이 벌어지는 특성상, 꼭 입을 다문 채 추위에 떨고 있는 얼레지.

‘숲의 여왕’ 얼레지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만나려는 이 또한 제왕이 된 듯 게으름을 한껏 피우며 다가가야 합니다. 기온에 따라 꽃잎을 닫았다가 다시 여는, 이른바 수면(睡眠)운동을 하는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온도가 25도 이상 올라가야 6장의 꽃잎이 완전히 뒤로 젖혀지는데, 그러려면 4월 초의 기온을 고려하면 적어도 정오 무렵은 되어야 하지요. 이런 생태를 모르고 이른 아침부터 얼레지 꽃을 찾아갈 경우 “얼레지가 많기는 한데 하나같이 꽃잎을 오므렸네. 아직 개화 시기가 안 됐나. 다음에 다시 와야지.” 하고 돌아서기 십상입니다.

 
깊은 산 계곡 근처 명당에 자리 잡은 얼레지, 그리고 꿩의바람꽃과 밀어를 나누는 듯한 얼레지.

만개한 얼레지는 6장의 꽃잎이 서로 꽁지에서 맞닿을 정도로 활짝 젖혀지고, 중앙에는 1개의 암술과 6개의 수술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꽃잎에는 W자 형태의 무늬가 선명하게 아로새겨져 있는데, 이는 수분을 도울 벌·나비를 유혹하기 위한 장치라고 합니다. 어쨌든 꽃은 식물의 생식기인 셈인데, 그것을 대낮에 드러내는 얼레지의 꽃말이 ‘질투’ 또는 ‘바람난 여인’인 것은 참으로 그럴싸합니다.

<업다운뉴스(updownnews.co.kr)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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